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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설, 시래기 엮어 달고, 외양간 거척치고

손톱의 봉숭아물 빠지지 않았으면 첫사랑 만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시월은 초겨울 되니 입동 소설 절기로다 /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소리 높이 난다 /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 다했구나 (중간줄임) 방고래 청소하고 바람벽 매흙 바르기 / 창호도 발라 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 수숫대로 울타리 치고 외양간에 거적 치고 / 깍짓동 묶어세우고 땔나무 쌓아 두소.” 농가월령가 10월령에 나오는 노래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이다. 소설 무렵 아직 따뜻한 햇볕이 내리쪼이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지만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제법 추워진다. 또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다.

 

대개 소설 무렵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때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지 않는다. 이는 고려시대에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사공이 고의로 배를 흔든 것이라 하여 배에 타고 있던 임금이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江華) 지역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소설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로 서둘러 문에 문풍지도 바르고, 외양간에 거적치고, 땔나무도 해놓는다. 또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이불을 손보기도 한다.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두면서 미처 해놓지 못한 겨울준비를 마저 하는데 이때 감이 많이 나는 마을에서는 줄줄이 감을 깎아 매달아 곶감을 만드느라 처마 밑이 온통 붉은빛으로 출렁이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소설 무렵엔 첫눈이 오기도 하는데 24절기의 여덟째인 소만(小滿) 무렵 손톱에 봉숭아를 물들이고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빠지지 않으면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고 믿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이는 시인 정호승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의 한 구절로 이즈음에 어울리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