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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기

'나도 쓰레기 없애기' 함께하기!

지구도 살리고 우리 모두 잘사는 운동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미래 SF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한결같은 이야기의 공통점은 지구 환경오염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이다. 지구가 오염돼서 더는 사람이 살지 못하는 행성이 되고 지구를 떠나 다른 곳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근 개봉된 국산 SF영화 ‘승리호’도 지구 밖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주된 이야기지만 그 내면엔 이미 지구는 더는 쓰레기조차 수거할 수 없는 곳으로 그려진다.

 

재미있으라고 만든 영화지만 결코 웃을 수 없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온난화, 그로 인한 기후 위기는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에 쓰레기를 줄이자는 의미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활발해지는 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우리가 환경 보호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투모로우’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인다는 가상 공상영화이다. 하지만 가상이 아닌 실제로 현실에서 투모로우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초 한겨울에도 1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미국 텍사스에서 영하 20도의 한파가 여러 날 동안 들이닥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그곳에 공장을 둔 정유, 전력 등의 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했다. 텍사스가 이 정도였으니 다른 곳은 더 심각하다. 실제로 미국대륙의 70% 이상이 몇 주 동안 얼음과 눈으로 뒤덮였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오스틴 공장도 5주 동안이나 가동을 멈춰 전 세계 반도체 칩 생산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기후온난화와 이산화탄소

 

전 세계 기후 위기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다. 해로부터 방출된 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한 뒤 다시 우주로 방출돼야 적정 온도가 유지된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층이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씀으로써 온실 가스층이 두꺼워지면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에너지양이 감소함으로써 지구의 평균기온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온실가스 가운데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각종 매연을 내뿜는 공장뿐만 아니라 가정용 난방과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도 석유가 많이 쓰여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열대우림의 숲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는 일회용품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물건이다. 국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량은 2015년 기준 61억 개가 넘고,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은 2017년 기준으로 220억 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려 우리가 살아갈 소중한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있다. 일회용품은 재활용도 힘들어 우유팩은 썩는데 5년, 나무젓가락은 20년, 비닐이나 플라스틱병은 500년 이상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쓰레기 없애기 운동’은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은 말 그대로 쓰레기 발생이 전혀 없게 하자는 뜻이다. 전혀는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생긴 쓰레기는 그냥 버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든 실천들을 우리는 ‘쓰레기 없애기 운동’ 곧 ‘제로웨이스트’라고 부른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면서 배달음식 포장용기 등 생활쓰레기가 계속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제로웨이스트는 정말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는 행동 강령이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의 창시자인 비 존슨(Bea Johnson)은 '5R 원칙'을 제안하고 있다. 필요없는 물건을 거절하고(Refuse), 쓰는 양은 줄이고(Reduce), 일회용 대신 여러 번 쓸 수 있는 제품을 사고(Reuse), 재사용할 수 없을 때만 재활용하고(Recycle), 되도록 썩는 상품을 사용해서 땅에 묻도록 하는(Rot to achieve) 것이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은 재활용과 재사용을 통해 폐기물을 없애는 것 이상의 것을 포함하고 있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생산ㆍ유통 시스템의 재구축에도 관여하고 있다. 개인은 물론 정부 기관, 공공기업, 개인기업들이 속속 ‘쓰레기 없애기 운동’, 혹은 ESG(Environment(환경보호)ㆍSocial(사회공헌)ㆍGovernance(윤리경영) )에 동참하고 있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에 팔 걷어붙이고 나선 환경부

 

환경부는 지난 2020년부터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인 ‘고고챌린지’를 시작해 이제 열매를 맺고 있다. 일회용품 안 쓰고 통컵(텀플러) 생활화하기, 장 볼 때 비닐 대신 장바구니 쓰기, 음식 포장할 때 다회용기에 담아가기, 음식 배달 주문할 때 안 쓰는 플라스틱 거절하기,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안 하기, 음료 살 때 라벨 없는 제품 우선 사기, 온라인 상품 주문은 모아서 한꺼번에 하기, 과도하게 포장된 제품 소비 줄이기, 포장 안 한 상품 등 사기, 세탁 비닐 등 불필요한 비닐 사용 줄이기 등 자원순환 실천 마당을 제안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들은 주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의류로 만들거나(삼다수로 노스페이스 의류 만들기) 주요 생수업체의 라벨 없는 제품(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 등)을 생산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환경부는 실제로 지난 3월 국방부와 경찰청, 섬유산업연합회와 투명페트병으로 만든 기능성 의류를 시범 구매하는 자원순환 서약식을 열어 국방부는 1만 벌, 경찰청은 2천 벌의 국내 페트병 재활용 의류를 사기로 약속했다.

 

 

또 환경부는 2022년까지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의 국내 생산 10만 톤 이상을 목표로 홈플러스와 공동 선언, 홈플러스는 2025년까지 재생원료 사용이 가능한 포장재에 국내산 페트 재생원료를 30% 이상 사용하고 포장재 사용 시 재활용성을 우선 고려해 재활용이 쉬운 재질과 구조로 개선하기로 했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 실천 마당들

 

‘쓰레기 없애기 운동’은 외부로 드러난 것도 있지만 사실 수면 아래에 숨겨진 빙산처럼 보이지 않게 활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쓰레기 없애기 운동’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마당들이 그것으로 알맹상점과 더피커가 대표적이다.

 

껍데기는 두고 알맹이만 가져가라는 의미의 알맹상점은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를 회수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에코백을 기부하면 시장에 장을 보러 오신 분들께 빌려주고 원두 가루는 커피 화분이나 방향제로, 우유팩이나 플라스틱 뚜껑을 거둬 치약 짜개, 화장지 등으로 재탄생 시킨 새활용(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더피커는 2016년에 문을 연 국내 첫 ‘기획상품 없는 가게(패키지 프리 스토어)’다. “일상에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로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 마당을 공유한다”는 구호로 국내에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다양한 경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식재료(Grocery)와 식당(Restaurant)을 합쳐 만든 용어인 그로서란트(Grocerant)는 더피커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 식재료들을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는다는 뜻인데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흠이 많아 판매하지 못하는 식재료들을 활용해 간단한 요리를 판매하며 그로서란트 개념을 처음 알렸다. 또한 쓰레기 배출 자체를 최소화하는 움직임으로 통컵 들고 가기, 장바구니 가져가기, 영수증 안 받기 등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의 프리사이클링(Pre-cycling)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지구별가게’라는 곳도 있다. 면 냅킨, 면생리대 등 다회용품을 제작하는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즐거움: 소락’ 상표를 운영하는 제주 우수 마을기업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다회용 생활용품과 유기농 옷감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푸성귀(비건) 카페 겸 ‘쓰레기 없애기 운동’ 가게인 ‘송포어스’도 있다. 이곳에서는‘쓰레기 없애기 운동’ 생활용품, 새활용 소품, 공정무역 원두, 친환경 세제 등 강동구의 ‘쓰레기 없애기 운동’ 모임인 사락사락에서 만든 친환경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푸성귀 간식(비건 디저트)와 커피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간단한 음식도 판다.

 

‘지구샵’이라는 가게에서는 제작 과정 중 일어나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한 제품과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 유해성분 없이 안전한 제품 등 건강한 자연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과대포장과 플라스틱 용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산 물품은 종이에 담고 철심이 필요없는 찍게(스테이플러)로 밀봉해서 주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애’라는 곳은 강남에 있는 ‘쓰레기 없애기 운동’ 가게다. 나라 안팎 우수한 친환경 상품, 푸성귀과 유기농 식재료, 플라스틱 안 쓰는 제품, 재사용이 가능한 무독성 제품 등을 판다. 되채우기(리필) 마당(스테이션)에서는 각종 세제, 바디워시, 샴푸 등 다양한 액체류와 잡곡 등 먹거리를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 판다.

 

슬기말틀(스마트폰) 앱으로 출시된 ‘쓰레기 없애기 운동’ 마당도 있다. 우리동네 고마운 식당이라는 뜻의 ‘고맙당’ 앱이 그것이다. 고맙당은 파는 제품이 남지 않도록 세일 정보를 공유해 판매자는 제품을 소진할 수 있고 소비자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으며 환경까지 보호하는 ‘쓰레기 없애기 운동’ 마당이다. 2000년대 초반 그룹 케이팝의 메인 보컬로 활동했던 지엠디솔루션의 대표 이현구씨가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hnLab 콘텐츠기획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