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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군주의 장 121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이순신이 정도령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정갈한 눈동자에 사기(邪氣)라고는 전혀 없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눈동자를 닮아 있었다.

“그 역사서의 제갈공명(諸葛孔明)이 그럼 정도령이겠구려.”

정도령이 펄쩍 뛰었다.

“소생의 미천한 재주가 어찌 공명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단지 천기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조금 갖추었을 뿐입니다.”

“하기야 역사소설 속에서는 현덕 유비(劉備)가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공명을 군사(軍師)로 삼지만 정도령은 오히려 부족한 이 사람을 찾아와 주었으니 역시 소설과 현실은 많은 차이가 있소이다. 진작 정도령의 능력을 알았다면 난 세 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정도령을 찾아갔을 것이요.”

정도령은 단지 빙그레 웃었다.

“그럼 장군께서 이 사람을 꿈속에 열 번 찾아 온 것으로 십고선몽(十顧先夢) 했다고 해 두지요.”

이순신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사실 정도령에게 고백할 것이 하나 있소.”

“장군께서 소생에게 고백이 있어요? 영광스럽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이순신은 정경달을 한양으로 파견한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나 정도령에 대해서 서애 유성룡은 뭔가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도령의 신분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무례 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

도원수 권율에게 원균의 출전에 대한 압력을 넣은 것이 유성룡이었고, 그 사실을 이순신에게 전달해 준 것은 정도령이었다. 이순신으로서는 정도령과 서애 유성룡의 인과(因果) 관계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궁금하신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소생이 죽도를 떠나 온 것은 모두 서애 대감의 부르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순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입니까?”

“소생이 어찌 없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수 있겠소이까. 서애대감은 절대 평범한 어르신이 아닙니다.”

이순신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충격은 다른 것이었다. 서애 유성룡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길조(吉兆)였다. 좋은 징조(徵兆)였다.

“유성룡 대감이 부르셨단 말이지요?”

“장군에게 거짓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요.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입니다."

“정도령의 신분을 알고 싶소이다.”

정도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소생의 출신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밝혀질 것입니다. 그보다는 더 중요한 대업이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우선 급한 순서부터 정리하는 것이 옳을 줄 압니다.”

이순신은 방향을 돌렸다.

“좋소. 내게는 이것도 궁금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