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에서 다시 보는 형제의 다른 길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1567년 조선 왕국의 13대 임금 명종이 후사도 없이 세상을 뜨자 17살의 나이에 갑자기 왕위에 오른 선조의 간곡한 부탁으로 늙은 몸을 이끌고 1568년 여름에 상경한 퇴계 이황은 정성을 다해 경연에 임하고 성왕(聖王)의 이치를 담은 <성학십도>를 지어 선조에게 올린 뒤 고향에 돌아가기를 간곡하게 청원한다. 그 이듬해인 1569년 음력 3월 4일 겨우 고향에 다녀오는 윤허를 받은 퇴계는 혹 임금의 마음이 바뀔 쌔라 다음날 한강을 건너 고향으로의 발길을 서둘렀다. 열흘 만인 3월 13일에 퇴계는 충북 단양에 도착했다. 단양은 퇴계가 48살 때에 군수로 약 10달 재직하였던 곳이다. 퇴계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20여 년 전 백성들을 위해 힘을 쏟았던 때를 생각하며 남다른 감회를 느꼈을 것이지만 따로 기록을 남긴 것은 없고, 다음날 14일에 죽령을 넘어 풍기로 간다. 죽령은 해발 696미터로 아주 높지는 않지만, 문경의 조령(새재)와 함께 소백산맥을 넘어 서울과 영남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퇴계는 지금 죽령옛길로 불리는 길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고 곳곳에 폭포가 있는 아름다운 이 길을 올라가 죽령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2-04-27 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