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이 살던 집, 그곳에 밴 향기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옛사람이 살던 집. 그곳엔 특별한 정취가 어린다. 때로는 집주인의 인품이, 때로는 집주인의 인생역정이, 때로는 집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물씬 배는 것이 옛집이다. 그곳에 살던 사람은 떠났어도, 집은 그 자리에 남아 주인의 인생을 묵묵히 보여준다. 박광희가 쓴 책, 《옛 사람의 집》은 대원군, 기대승, 조식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조선 최고 지식인과 권력자 11인의 삶과 영욕을 그들이 살았던 ‘집’을 통해 조명한 책이다. 다들 사극이나 역사책에서 한 번쯤 접했을 인물이지만, 그들이 살다 간 ‘집’이 주목을 받은 적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 비록 지은이가 스스로 서문에 밝혔듯 백성보다 조금 더 가지고 누렸던 사회적 지배 계층의 공간에 치우쳐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당대 최고 지성들의 삶과 생각을 집을 통해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에 소개된 집은 하나같이 쟁쟁하다. 덕혜옹주가 살다 간 창덕궁 낙선재, 흥선대원군의 운현궁, 추사 김정희의 추사고택, 정약용의 여유당과 다산초당, 기대승의 애일당, 이내번의 선교장, 양산보의 소쇄원, 남명 조식의 산천재, 명재 윤증 고택, 맹사성과 맹씨행단, 정여창 일두고택 등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