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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속도를 유지하라! 비격진천뢰를 발사하라!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승리의 장 3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백병전이 벌어지면 백전백패를 당하게 될 것이다!”

이순신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일본의 군선들이 울둘목을 뚫고 밀려오기 일보직전에 있었다. 정도령이 당황하여 소리쳤다.

“뒤로 물러서면 안 됩니다. 일본 군선이 모조리 돌진해 들어오면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순신의 장군선을 제외한 조선의 판옥선들은 뒤로 물러나며 함포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이순신이 독려했다.

“물러서지 마라! 내가 먼저 나설 것이다!”

이순신의 대장선이 역류를 헤집고 잎으로 돌진해 나왔다.

“우현의 현자포를 발사하라! 전진 속도를 유지하라! 비격진천뢰를 발사하라!”

이순신은 부르짖었다. 만일 물러나서 명량해협의 공간이 생긴다면 그때는 백약이 무효가 될 판이었다.

퍼퍼펑---!

 

   
 

이순신의 대장선만이 역류를 뚫고 전진하면서 비격진천뢰를 발사하였다. 무수히 많은 불꽃이 터지면서 적선을 향해 날아갔다.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것만 같았다. 이순신의 대장선이 조류를 힘겹게 뚫고 나가자 다른 11척의 판옥선은 뒤로 물러서는 형국이 되었다. 명량해협의 좌측 기슭의 언덕 바위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던 전승업이 코를 벌렁거렸다.

“이런 죽일 잡놈들! 이순신 장군선을 모두 노리고 있어.”

박정량의 손에 땀이 한 가득이었다.

“장군의 개벽호가 홀로 울둘목을 가로막고 있는 것만 같아.”

일본의 헤아릴 수 없는 군선과 오직 11척의 조선 판옥선 사이에 이순신의 개벽만이 나 홀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광경이었다. 이순신은 군사 정도령에게 무언의 시선을 던졌다. 그 눈빛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정도령은 알고 있었다.

“기다려야 합니다. 김충선에 대한 주군의 믿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기다리소서.”

이순신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지휘하는 대장선 개벽호가 적들과 아군 사이에 끼어있는 적막(寂寞)의 난파선처럼, 김충선 그도 역시 무섭게 적막할 것이란 사실을 이순신은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순신은 이 전투가 새 하늘을 열고자 하는 그 첫 번째 무대임을 누구보다도 김충선이 인지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이 존재했다. 그 신뢰로 끝까지 버텨보리라. 이순신은 절규(絶叫)했다.

“대장선을 좌현으로!”

“좌현으로!”

이완은 숙부 이순신의 명령을 크게 따라 외쳤다. 일층에 있는 격군들은 한쪽은 무섭게 노를 휘저었고, 다른 한쪽은 멈추었다. 장군선이 왼쪽으로 선회하는 순간에 이순신은 포격 명령을 내렸다.

“지자포를 선두의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에 집중하여 발포하라!”

“발포하라!”

“쏘아라!”

가토가 탑승하고 있는 대형 군선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을 노리고 지자포를 겨냥하고 있던 화포 수군들은 일제히 발포했다. 조선수군은 고려 때부터 왜구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선박과 함포의 발전이 상당하였다. 왜선에 비하여 판옥선은 훨씬 단단하였고 함정의 화포 역시 우수하였다. 게다가 화포를 조준하여 발사하는 화포장들의 전문 능력도 일본 수군에 비해서 월등하였다.

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