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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함선의 총대장이 자결했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승리의 장 7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도도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안면에는 땀이 흘렀다. 복부에서는 핏물이 꾸역꾸역 밀려나왔다. 김충선은 뒤에서 그의 목을 강하게 내리쳤다. 조금이라도 도도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일본 함선의 총대장이 자결했다.”


서아지가 중얼거렸다. 이순신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대 규모 선단을 이끌고 명량으로 항해해 왔던 도도 다카토라의 죽음은 매우 허망했으며 처절했다. 김충선은 그래도 장수에 대한 예의로 짧게 명복을 빌고는 도도의 갑옷을 서아지에게 입혔다.


“내가 이제부터 총대장 도도이다. 너희들은 내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서아지가 동료 항왜들을 둘러보면서 낄낄 거렸다. 김충선은 서아지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왜적들에게 절대 얼굴을 노출하지마라.”


“도도로 믿게 해야겠지.”


김충선이 항왜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포판실을 지키는 인원을 남겨두고 전원 왜군 무장으로 변복한 후, 상포판(갑판)으로 올라가서 대기하라. 그리고 우리 함선은 울둘목으로 전진한다.”


준사와 서아지 등 항왜 병력은 민첩하게 행동을 개시했다. 김충선의 몸놀림도 매우 분주해졌다.



“아앗? 저기를 보십시오!”


구루시마는 고개를 돌려보고 깜짝 놀랐다. 총대장 도도의 함선에 독전기가 펄럭이며 전진을 상징하는 신호기를 무장들 여러명이 동시에 휘둘러대고 있지 않은가. 명랑해협으로 돌격하라는 명령깃발이었다.


“도도총대장이 미쳤구나.”


그러나 이 신호를 받은 와키자카는 대기만 고집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함대에 대해서도 진격의 나발을 불게하고 공격 신호기를 올렸다.


“전 함대, 돌진이다!”


후방에 대기 중이던 함대가 발진을 시작했다. 구루시마와 그 측근을 호위하는 중형의 관선(関船세키부네)을 제외 하고는 모조리 명량해협 울둘목을 향해서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드디어 저들이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이울은 쾌재를 부르면서 형 이회를 찾았다. 이회 역시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은 은신 중이던 의병들과 더불어서 숨겨둔 천자포와 포탄을 끌어냈다. 비지땀이 흘렀으나 심장의 박동은 무섭게 뛰었다.


“요 왜놈 시키들, 다 죽었어!”


장승업과 박정량도 반대편 연안의 바위 언덕에서 천자포를 설치했다. 그들 역시 매우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은 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개벽호의 정도령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모조리 오는구나! 김충선이 정녕 또 해냈구나!’


정도령은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이순신이 조카 이완에게 다급하게 소리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후진하라! 적 포탄의 사정거리 밖에서 우리는 적들을 겨냥한다.”


이순신의 승리에 있어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화포의 우위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전략이었다. 적의 함포 사격에 닿지 않는 거리에서 아군의 포는 적선을 여지없이 명중 시켜버리는 것이다.


“물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