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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격진천뢰의 맛을 보여주자!”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승리의 장 15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불꽃을 이루면서 무수한 화살이 양 관선으로 비 오듯이 날아갔다. 화약이 장전된 화살은 적선으로 날아가서 폭발을 일으켰다. 한 번에 50 발 가량을 발사할 수 있는 신기전의 효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달아나자!”


가뜩이나 사기가 떨어진 일본 수군은 김충선에 대한 공격을 포기하고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구루시마를 태운 관선 하나가 도주를 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그 뒤를 따를 생각인 모양이었다. 이순신은 그들을 순순히 보낼 생각이 없었다.


“비격진천뢰의 맛을 보여주자!”


정도령이 아뢰었다.


“포탄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오로지 장군전 하나와 비격진천뢰만 4발 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발사요--!”


상포판의 포격수들은 대승을 거두었기에 신바람이 나있었다. 불가능한 전투를 완벽하게 승리할 수 있었기에 그들은 피곤한 줄도 몰랐다. 포안으로 비격진천뢰를 담아서 도망치는 일본 관선을 향해 조준하여 발포했다.

콰앙---



300척이 넘는 일본 대 선단을 완벽하게 궤멸 시켰기 때문에 그 2척쯤이야 놓친들 어떠하겠나. 그러나 장군전 하나와 비격진천뢰 4대는 일본 관선에 그대로 명중하였다. 구루시마를 태우고 무조건 달아난 마시타의 관선만이 유일하게 생존한 선박이 되었다. 김충선의 항왜들과 충돌했던 일본의 수군들 역시도 죽거나 항복하였다. 김충선은 드디어 이순신의 대장선 개벽으로 넘어갔다.


“장군님!”


김충선은 이순신의 전신에 묻어있는 그리움과 고단함을 확인하면서 울컥 격정이 밀려들어 몸을 도사렸다. 이순신이 김충선의 손을 거머쥐었다.


“수고했다.”


이순신의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녹아 있었다. 김충선의 어깨가 들먹거렸다.


“여진의 칸 누루하치와의 담판을 성사 시키지 못했습니다.”


이순신이 김충선을 가만히 안아주었다.


“기회가 자연스럽게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난 너의 무사함이 우선이다.”


김충선은 감격으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러나 구루시마를 놓친 것 같습니다.”


이순신이 소매로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상관없다. 대수롭지 않다. 그런 자들을 백 명, 천 명 잡지 못한 들 어떠냐. 너와 더불어 대업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김충선은 또 다시 다짐을 하며 친구 서아지와 준사, 그 외에 항왜병들을 소개했다. 이순신은 그들을 기쁘게 맞이했다.


“충선을 도와주어 너무 고맙소.”


“서아지라 합니다.”


“소생은 준사이옵니다.”


이들이 인사를 서로 나누고 있을 때 이순신의 함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조선 수군의 판옥선들은 하나 같이 무사했다. 12척의 판옥선으로 300 여 척의 일본 군선들을 완전히 초토화, 섬멸시킨 명량의 바다는 평상시와는 달랐다. 언제나 울려 퍼지던 암초와 파도의 서글픈 울음은 간곳이 없어지고 오늘은 승리의 함성으로 멀리멀리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