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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를 경상, 호남으로 파견하시옵소서!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귀혼의 장 1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선조는 극도의 무력감으로 온 전신을 꼼짝하기도 싫었다. 입맛을 잃었으며 잠자리도 편치 않았다. 이 모든 것이 한 사람 때문이라는 것이 그를 괴롭혔다.

이순신.

혹시나 그에게 기회를 줬다가 이런 가공(可恐)할 사태가 발생할 것이 두려워서 수군폐지를 검토 하였었는데 망했다. 선조는 민심과 더불어 군사들의 경외심이 이순신을 위대하게 찬양할 것임을 예감하고 있기에 불안은 가중되고 있었다. 하지만 중신들이 집결한 어전회의는 명량해전의 대승으로 축하 분위기였다.


전하, 승전을 감축 드리옵나이다.”

감축 드리옵니다.”


선조는 그래도 왕으로의 위엄을 잃을 수는 없었다.


이순신이 큰 공을 세웠소. 지난번 칠천량의 패배를 완전히 만회 하였으니 조선 수군의 위엄을 보였다 할 것이요.”


좌의정 육두성이 목청을 높였다.


상감마마의 하해와 같은 은혜이옵니다. 이순신을 통제사로 재임명하시었고 명나라의 수군폐지 주청을 물리치신 것도 주효 하였나이다.”



병조판서 이덕형은 내심 콧방귀를 뀌었다. 수군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하던 좌의정이 아니었던가. 그는 선조의 용안을 살피면서 입을 열었다.


비록 바다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였으나 육지의 전투는 비참하옵니다. 전라도를 공격한 적의 공세로 남원성과 전주성이 함락되었으니 서둘러 방비해야 하옵니다.”


그러자 유성룡이 나섰다.


해서, 호남의 어려움은 경상과 충청에 이를 것이며 머지않아 경기와 한양에도 영향을 줄 것이옵니다. 상감께옵선 세자를 경상, 호남으로 파견하시어 어지러운 민심을 수습하고 병력을 증강하는 한편 왕권을 강화 하시어 백성들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옵니다.”


이것은 선조 역시 바라던 바였다. 세자 광해군이 나서서 이순신의 바람을 잠재워 줘야 한다. 광해군과는 의견을 이미 나누었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는 대신들은 왕 선조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전하, 신 이항복 아뢰옵니다. 비록 전선이 두렵다고는 하나 광해군 세자는 일찍이 임진년에 분조(分朝)하여 지방의 전선을 누비신 적이 있사옵니다. 백성들의 신망이 두터운지라 이런 위기에 손수 나서심은 왕실의 명예와 위엄을 지키는 일이라 사료 되옵니다.”


선조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경들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겠소. 그럼 세자와 더불어 누구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소?”


유성룡이 선뜻 입을 열었다.


오성대감이 적격이옵니다.”


선조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영의정 유성룡이 광해군의 활동에 너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왠지 마음에 거슬렸다. 이항복이 왕에게 고하였다.


상감마마께옵서 윤허하신다면 신이 세자를 모시겠나이다.”


그럼 무장은 누가 적격이요?”


이번에는 병조판서가 아뢰었다.


남병사 임준과 경상병사 김응서 장군이 적임자라 생각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