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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황제가 사신을 통고도 없이 보내다니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귀혼의 장 2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선조는 그 자리에서 내관 고명수를 불러 광해군을 어전으로 들라 명하였다. 만조백관이 운집한 자리에서 확정을 지을 태세였다. 공교롭게도 이 시각에 명나라로부터 사신이 도착하였다는 급보가 올라왔다. 선조는 물론이고 대신들은 저마다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명나라의 사신이라니?”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로 미루어 사신의 왕래가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었으나 사전에 예고도 없이 사자(使者)가 들이닥친 예는 없었다. 선조는 즉각 예조에 명을 내리고 벽제관(碧蹄館)으로 영접(迎接)을 위한 관리들을 급파하였다. 이런 와중에 광해군이 어전에 도착했다.


부르셨나이까.”


선조는 명나라 사신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정신이 산란했다. 광해를 불러 놓고도 정신은 딴 곳에 가 있었다.


명나라에서 사신이 왔다고 한다. 병부주사라고 하던데......무슨 일로 황제가 사신을 통고도 없이 보내 왔겠느냐?”


광해군은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침착하고 조리에 어긋나지 않게 답변했다.


명나라 황제는 이번 일본의 2차 도발을 제지하기 위해서 양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사신을 파견 했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왕 선조의 안색이 다소 밝아졌다.


그렇겠지? 어찌, 영상은 어떻게 보시오?”


서애 유성룡은 매우 어두운 기색이었다.


세자 저하의 판단이 옳은 줄로 아옵니다. 단지......”


단지 무엇이요?”


조선에 파견되어 있는 명나라 장수들과 관리들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미루어 급하게 사신을 선정한 것으로 아옵니다. 따라서 어떤 중대한 사안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 심히 난감하기도 하옵니다.”


역시 경험은 무서운 것이었다. 명나라 황제가 급하게 서둘러 사신을 보낼 일이 무엇일까? 선조는 다시 마음이 산란하였다. 그런 왕을 바라보며 유성룡이 다시 입을 떼었다.


전하, 우선 세자 저하의 경상, 전라 지역의 순회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 주심이 마땅한 줄로 아옵니다.”


선조는 퍼뜩 정신을 수습하며 서애 유성룡의 뜻에 찬동하였다.


영상의 뜻대로 세자 광해를 경상과 전라에 내려 보내 일본의 재침략에 대한 관민의 협조를 구하도록 할 것이로다.”


신하들이 합창을 하듯 입을 모았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광해는 답답한 동궁전을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더욱이 장예지와 동반을 한다고 생각을 하니 당장이라도 달려 내려가고픈 마음이었다.


상감마마의 명을 따르겠나이다.”


세자는 공손히 절을 하고는 물러났다. 만조백관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내린 왕명이니 쉽게 거두어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어전을 나서는 광해군은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고, 의도하지 않은 사신을 맞이한 선조는 낭패한 모습이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