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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옥선의 명칭은 귀혼선(歸魂船)이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귀혼의 장 3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귀혼선이 진도의 우수영을 출발한지가 이틀은 지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조선 병사들과 명나라 병사들의 코를 베어 소금에 절인 뒤 통에 담아 일본으로 이송한다는 정보를 듣고 무작정 추격해 나선 것은 사실 무리이긴 했다. 열세 번째 판옥선은 명량해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바다로 나왔다. 망망대해였으나 군관 송정립과 일당백 원사웅, 그리고 바다 물길의 전문 길잡이 이몽귀 외 6명의 수군들과 나머지는 전원 격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병사라고 할 수 있는 수는 고작 9명이었다.


내 짐작으로는 그들이 아마 쓰시마섬(對馬島)에 정박하고 있지 않을까 싶소. 날짜로 미루어 남원성을 떠나서 부산을 거쳐 갔다면.” 

 

이몽귀는 부산 앞바다를 우회하여 항로를 잡았다. 자칫하여 부산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 수군에게 발각되면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죽음을 각오하고 출동한 것이기는 하지만 임무는 수행해야 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수 천 명의 원혼을 찾아와야 한다는 이순신의 당부가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았다

     

-이번 임무를 수행하는 판옥선의 명칭은 귀혼선(歸魂船)이다! 우리 장병들의 혼을 반드시 찾아오라는 의미이다.-



 

혼을 반드시 고향으로 보내줘야 해.”


송정립이 독백(獨白) 하고 있을 때 원사웅은 판옥선의 상포판에 길게 걸터앉아서 칼을 말없이 갈고 있었다. 제법 날카로워 보이는 장검이었다.


일당백, 우리는 전투를 하러 온 것이 아니고 그냥 빨리 원혼들만 되 찾아가면 되는 것인데 칼을 사용할 일이 있겠나?”


이몽귀의 돌발 언행에 대하여 원사웅은 묵직하게 말했다.


전쟁에서는 병장기가 생명입니다. 사용할 시기가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전쟁입니다.”


송정립이 응원을 보내 주었다.


일당백의 생각이 옳은 것 같습니다. 군인에게 무기는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지요.”


하기야 조선 영혼을 담아가는 적의 하야부네를 해상에서 만나게 되면 전투는 불가피 하겠지. 놈들이 저항할 테니까.”


송정립이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그건 부딪쳐봐야 알겠지만 아닐 겁니다.”


어째서?”


하야부네는 작은 배입니다. 우리 판옥선에 비하면 실로 보잘 것 없지요. 일대 일로만 만난다면 감히 상대할 수 없을 겁니다.”


이몽귀가 인정했다.


하기야 중형급의 관선(関船세키부네)도 벌벌 떠는 판옥선이 아닌가. 게다가 우리는 조선의 혼을 다시 찾아오는 임무를 맡은 귀혼선이고! 문제는 그 하야부네에 호위함이 없을까 하는 점이지.”


이번에는 원사웅이 일어나서 장검의 날을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


아마도 없을 겁니다. 이 바다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감히 우리가 이렇게 깊숙이 진입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