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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들! 조선 병사의 코를 내 놓아라!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귀혼의 장 5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저쪽을 살펴보게. 난 이쪽으로.”


그들은 각기 3명씩을 한 조로 하여서 나누어 어선들이 밀집해 있는 포구의 좌측과 우측을 훑었다. 이몽귀는 간혹 위협 발사를 계속 하였다. 마침내 원사웅은 문제의 운반선을 발견하였다. 그 배에는 약 10여 명의 무장한 병사들이 선실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 죽일 놈들! 조선 병사의 코를 내 놓아라!”


일당백 원사웅은 고함을 내지르면서 맨 앞장서 나오는 일본 병사의 다리를 노리고 장검을 날렸다. 자신의 몸을 최대한 낮추면서 일 검을 발출한 것이었다. 설마 상대방이 하체를 공격하리라고는 예상 못한 병사는 다리를 움켜쥐고는 비명을 질렀다. 칼은 병사의 다리 하나를 동강내고 말았다. 원사웅은 물을 만난 고기처럼 펄쩍 뛰어 오르며 이번에는 다른 병사의 상체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


!”


그는 가슴에 칼을 맞고 꼬꾸라졌다. 원사웅의 공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찔러오는 장창을 비스듬히 피하면서 연속 두 명을 베어 넘겼다. 원사웅은 두 살 때부터 부친 원균의 장검을 휘둘렀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힘이 장사였으며 무예에 대한 조예도 상당하였다. 원사웅은 눈 깜박할 사이에 일본군 4명을 베어 넘기고 으르렁 거렸다.


내 한 놈도 남겨두지 않고 죽여주마!”


원사웅은 평소와는 완전히 변하여 마치 살인귀처럼 달려들었다. 그의 검이 휘둘러 질 때마다 비명과 선혈이 쏟아져 나왔다. 원사웅과 동반했던 조선 병사 2명은 구경만 하고 있어도 질릴 정도였다. 삽시간에 원사웅이 일본 병사 10명을 도륙하였다.



어서 귀혼선으로 옮깁시다.”


선실내의 항아리와 나무통에는 각기 (鼻=)라고 종이에 쓰여 있었고 숫자도 기록되어 있었다.


이 개새끼들, 짐승만도 못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놈!”


원사웅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뒤에 도착한 송정립은 선실 내부에 있던 항아리와 나무통 전부를 판옥선으로 옮겼다. 그런데 나무통 하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망설이는 가운데 일당백 원사웅이 뚜껑을 열었다.


아앗?”


원사웅과 같은 장수도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거기에는 누구도 예상 하지 못한 사람이, 그것도 여인 한 명이 들어 있지 않은가. 이제 십 칠, 팔세 가량으로 눈은 호수처럼 맑고 코가 오뚝 했으며 눈썹이 고은 미인형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피를 뒤집어 쓴 원사웅을 발견하고는 오히려 소리치며 기절하고 말았다.


정신 차려요.”


이몽귀가 농담처럼 말했다.


일당백 몰골을 보고 기절하지 않으면 여인이 아닌 거야. 어서 좀 씻고 오게.”


원사웅은 개의치 않았다.


됐소. 이제 어서 마무리나 합시다.”


그들은 또 다시 함포 사격을 가하였다. 이번에는 정박해 있는 어선들을 모조리 불태웠다. 그대로 남겨두었다가는 일본군의 수송에 이용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귀혼선의 임무는 어쨌든 성공적이었다. 무사히 귀환만 보장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