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이 상형 청자의 소재로 쓰인 예로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 제1931호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도 있습니다. 이 주전자는 죽순모양의 몸체에 대나무 가지를 본뜬 손잡이와 귀때부리(주둥이)를 붙였으며 뚜껑은 죽순의 끝을 잘라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죽순의 윤곽선은 얕은 돋을새김(반양각)으로, 잎맥은 가는 오목새김(음각선)으로 정성껏 새겼습니다.
특히 이 주전자는 현재 지정된 다른 상형청자에서 보기 드문 죽순이라는 소재를 써서 빚었다는 점과 빙렬(氷裂, 도자기의 유약에 금이 생긴 것)이 거의 없는 완벽한 표면은 물론 은은한 광택이 나는 유색 등 질적인 완성도 면에서 뛰어난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몸체, 귀때부리와 손잡이 그리고 돋을새김된 죽순 잎 등이 함께하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