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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담양의 용귀산(龍龜山) 용흥사(龍興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용흥사는 전남 담양군 용귀산(龍龜山)에 위치한 고찰이다. 창건은 백제시대에 되었다고 하나 역사를 알 수있는 자료가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본래는 용귀산에 위치하여 용귀사라고 하였으나 뒤에 다시 절을 세우면서 용흥사라 이름을 바꾸었다. 그 때는 조선 숙종대 이후다. 그런 이유로 용흥사에는 아주 오래된 사찰의 전각은 없었으나, 일주문을 들어서면 스님들의 사리탑인 7기의 승탑이 있다. 이 승탑들은 대부분 조선조에 세워진 승탑으로, 이곳에서 수행하며 살다간 스님들 중 고승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유물이다.

 

용흥사는 용귀산 서쪽 경사면에 있어 절의 배치는 전체적으로 서향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절의 본전인 대웅전까지 가려면 일주문 부터 경사진 비탈을 오르다 계단을 거쳐야 사찰의 외곽을 지키는 사천왕문을 만나게 된다. 사천왕은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세계를 지키는 외곽 호위장군으로 부처님의 세계에 접근하는 온갖 잡귀를 지킨다는 뜻으로 세운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각 방위별로 담당하는 장군들의 이름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사천왕문을 들어서서 바라보면 계단 위로 높직하게 루문이 있는데 그 루문은 보제루로 본전인 대웅전을 온전히 가리고 있어서 절에 온 사람들에게 대웅전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감을 자아내게 한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기대와 궁금증으로 보제루를 향하여 계단을 오르면, 넓은 마당 뒤로 비로소 대웅전이 앞에 나타난다. 용흥사는 오랜 병화를 당해 전각이나 석조유물 등 문화재는 많이 볼 수 없지만, 적당한 경사면마다 꽤 넓은 마당이 있어서 비좁은 산지 사찰이 아닌 화엄경에서 말하는 불국토를 구현하기 위한 기본을 충실히 따라 매우 질서있고 여유있게 배치된 보기 드문 사찰이다.

 

용흥사에는 조선시대 왕실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조선 후기 숙종의 후궁인 빈으로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의 이야기다. 숙빈 최씨의 본 명은 최복순인데 그녀가 이곳에서 기도하여 영조를 낳았다고 전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산의 이름도 몽성산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 뒤 용흥사는 왕실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어 광주 담양지역의 큰 사찰이 되었다.

 

왕실과의 관련으로 불교 탄압기임에도 조선 후기에 나름 번창하던 용흥사는 전라도 지역에서 몰려든 조선말 의병들의 근거지가 되었다. 그리되자 일제는 의병소탕작전을 전개하여, 용흥사내 모든 전각을 불태워 버렸고, 그 안에 모시던 불상 탱화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방화로 다시 승탑만 남은 빈터에 1930년 백양사 승려 '정신'이 어렵게 대웅전과 요사채를 다시 지었다. 그러나, 이또헌 다시 한국전쟁으로 불타버리고,  빈터로 돌아가버렸다. 그러던 이곳에 1970년 현재의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최근에 들어 여러 전각들을 세워서 오늘의 용흥사가 되었다.  최근에 조성한 불사 중에는 석조로 된 서쪽을 향한 석조불상과 석조관세음보살상이 있다.

 

세우고 불타고 또 세우고 또 불타기를 반복하여 지금에 이른 용흥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사처럼  영구 불변한 것은 없다는 무상의 진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창건때의 모습은 남아있지않고 이후 몇 차례 중창불사의 반복으로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지만 이 모습이라도 오래도록 남아 불국토의 꿈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또한 중생의 꿈일지 모르지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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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