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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5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5-사다리꼴, 점금, 나란히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셈본 4-2’의 82쪽, 8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82쪽 다섯째 줄에 ‘사다리꼴’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도 이렇게 나오기 때문에 낯익은 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 때는 ‘사다리 제’를 써서 ‘제형’이라고 했었다는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옛날에는 ‘제형’이라 했는데 왜 ‘제형’이라 하지 않고 ‘사다리꼴’이라고 했을까? 물으면 바로 말을 합니다. ‘제형’이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얼른 알 수 없는데 ‘사다리꼴’이라고 하면 얼른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이런 낱말을 두고 볼 때 우리가 배움책에서 쓰고 있는 말을 다듬어야 하는 까닭을 똑똑히 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아는 이 일을 더는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줄에 ‘넓이를 알아보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은 ‘알아보다’는 말보다는 ‘구하다’는 말을 더 많이 쓰기 때문에 이 말이 새로우면서도 쉽게 느껴집니다. 열째 줄과 열한째 줄에 걸쳐서 나오는 ‘셈하다’는 말은 앞서 본 말이라서 더 반갑기도 한데 ‘계산하다’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열째 줄에 나오는 ‘영수들’이라는 것과 83쪽 밑에서 셋째 줄에 나오는 ‘영수네들’과 ‘그림꼴’은 낯설지만 옛날 배움책에서 두루 쓰인 만큼 요즘에도 살려 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밑에서 셋째 줄에 ‘점금’이란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점선’이라고 하고 이 말을 쓰지 않지만 앞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금’이 ‘긋다’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점선’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겠다는 생각을 거듭하였습니다. 그리고 밑에서 둘째 줄에 나오는 ‘베다’도 ‘자르다’와 견주어 뜻과 쓰임새를 똑똑히 갈라서 가르치고 배워 부려 쓸 수 있게 해 주어야겠습니다.

83쪽 밑에서 첫째 줄에 나오는 ‘나란히꼴’은 처음 보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교과서)에서는 ‘평행사변형’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쓰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뜻과 됨됨(성격)을 알고 나면 ‘나란히꼴’이 훨씬 쉬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더 똑똑히 알 수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배곳 갈배움(학교 교육)을 아주 새롭게 하는 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알맹이(내용)를 쉬운 말로 바꾸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데 뜻을 같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2해 들여름달 스무아흐레 삿날 (2019년 5월 29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