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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미술관, 교토 기온마츠리

[맛있는 일본이야기 49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祇園祭),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를 꼽는다. 오래된 순서를 꼽으라면 아오이마츠리 (567년), 기온마츠리(863년), 지다이마츠리(1895년) 순이지만 가장 화려하고 볼만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기온마츠리(祇園祭)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니(韓國)의 대사 이리지사주(伊利之使主)가 일본에 건너올 때 신라국 우두(牛頭)에 계시는 스사노미코토를 모시고 와 제사를 지낸 것이 그 유래라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신라신의 노여움을 풀어 전염병을 잠재우고자 시작한 것이 기온마츠리의 유래인 것이다.

 

한 달 동안 이어지는 기온마츠리의 정점인 가마행렬은 17일 아침 9시부터 장장 4시간여 이어지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 가마꾼과 구경꾼이 모두 하나가 된 마음으로 숨죽이며 구경하는 모습이 마치 무슨 종교집회장 같다.

 

 

해마다 가마 행렬의 숫자는 다른데 2019년에는 모두 32대의 가마 행렬이 이어질 예정이다. 전염병의 역신을 무찌르려는 뜻에서 가마 위에는 높이가 20미터나 되는 장대 끝에 뾰족한 창을 달아두는데 이를 호코(호코는 보톤 12톤 정도)라 하고 뾰족 창이 없는 것을 야마라고 한다. 이들 야마와 호코가 지나갈 때마다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찜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전통 옷인 유카타를 입은 젊은 남녀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구경거리다. 돌아오는 7월 17일(일) 교토에 가는 사람이라면 마츠리 행렬을 볼 수 있는 시조도오리(四條通)로 가 볼 것을 권한다. 하루 전인 16일 밤에 행하는 전야제도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