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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결국'이란 말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어떻게 썼을까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4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4 이듬해 거듭 마침내 끝끝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23 2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3쪽에 첫째 줄에 ‘싸우지 않고 무너져 버리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참으로 쉬운 말로 되어 있어서 무슨 뜻인지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월(문장)로 어쩜 이렇게 잘 줄였나 싶지만 왜 그들이 싸우지도 않고 무너져 버렸는지를 좀 더 풀어주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 줄에 ‘이듬해’라는 말과 ‘거듭’이라는 말이 반가웠습니다. 요즘 여러 곳에서 ‘익년’, ‘재차’라는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집(사전)을 찾아보아도 ‘익년’은 ‘이듬해’로 다듬어 쓰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어린 아이들이 보는 책에서 어떤 말을 쓰는 것이 좋을지는 말할 나위가 없다고 봅니다.

 

다섯째 줄에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도 참 쉬운 말입니다. ‘결국 실패를 했다’는 뜻이고 그것이 다음 월에 나오지만 비슷한 뜻을 이렇게 달리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으로도 뜻이 있다고 봅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오는 ‘나라의 힘이 기울어지고, 백성의 마음이 떠나가서’라는 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력’이라는 말이나 ‘민심’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이렇게 쉬운 말로 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눈여겨 봐 두어야겠습니다.

 

열다섯째 줄에 나오는 ‘거느리고’라는 말도 ‘인솔하다’, ‘통솔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쓰면 좋을 말이라는 것을 알아두었다가 쓰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구름같이 몰려와서’라는 말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로 참 잘 어울리면서도 쉬운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4쪽 셋째 줄에 나오는 ‘굳게 지키었다’는 말은 흔히 하는 ‘철통같은 수비’라는 말을 쉽게 풀어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넷째 줄에 있는 ‘떨어뜨린 뒤’라는 말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바로 ‘함락한 뒤’를 쉽게 풀이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섯째 줄부터 나오는 ‘에워싸고’는 ‘포위하고’를, 죽을 힘’은 ‘사력’을, ‘끝끝내’는 ‘결국’을, ‘이겨내지’는 ‘극복하지’를 쉽게 풀어 쓴 말이라는 것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어서 나온 ‘거두어 돌아가고 말았다’, ‘까닭은 무엇인가’, ‘무엇을 얻었는가’, ‘아는 것을 적어라’도 쉬운 물음어서 좋았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낱말을 바꾸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쉽게 풀이를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이런 보기들을 잘 챙겨서 우리 아이들에게 쉬운 배움책을 만들 때 써야겠습니다.

 

4352해 열달 열하루 닷날 (2019년 10월 11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