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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고대 유리의 발달과 실크로드를 통한 유리 교역

국립경주박물관 국제학술심포지엄 ‘고대 유리의 세계’ 열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오는 11월 27일 국제학술심포지엄‘고대 유리의 세계’를 연다. 국립경주박물관은 5~6세기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리용기와 유리구슬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신라 능묘 출토 유리의 형식학적 특징뿐만 아니라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원산지, 후가공 지역, 그리고 실크로드를 통한 유리의 교역망을 살펴본다. 나아가 이들 유리의 한반도 자체 제작 가능성도 검토한다.

 

기원전 2,000년 이전에 발생한 서아시아와 동지중해의 유리는 혁신을 거듭하면서 서쪽으로는 유럽 각지, 동쪽으로는 동아시아까지 퍼져 나갔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대 유리용기와 유리구슬 역시 실크로드를 통한 국제적 교류의 산물이었다. 신라 능묘 출토 유리의 원류와 국제 교역망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 한국, 영국, 일본의 연구자가 모두 7개의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지중해와 서아시아 유리,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유리, 그리고 신라와 일본의 유리에 관련된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한 발표로 5~6세기 신라의 유리, 나아가 세계의 고대 유리를 재조명한다.

 

서아시아의 후기 청동기시대 유리

 

줄리안 헨더슨(Julian Henderson, 영국 노팅엄대학교)은 지중해와 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생산지와 교역 양상을 쐐기문자 기록(Amarna Letters), 유리의 성분 및 동위원소비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풀어나간다. 기원전 14세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는 독립적으로 유리를 생산했으며 그리스는 지중해를 통해 이집트의 유리 원료를 수입했다는 점을 과학적 분석으로 밝혀낸다.

 

 

핫워크와 콜드워크의 관점에서 본 사산조 페르시아의 유리제품 생산

 

시카쿠 류지(四角隆二, 일본 오카야마시립오리엔트미술관)는 사산조 페르시아(224-651년) 유리용기의 형태적 측면과 성분조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커트장식 유리용기 특유의 제작과정을 조명한다. 커트장식 유리용기 가운데 일부는 지중해에서 만들어진 기성품 유리용기(핫워크Hot-work)를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커트장식을 추가하여 제작하였음을 밝힌다(콜드워크Cold-work). 나아가 황남대총 북분 출토 커트장식 유리용기도 위와 같은 공정을 거친 후 신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동남아시아 유리구슬의 기원과 발전

 

세르게이 랍제브(Sergey Lapteff, 일본 미호미술관)는 동남아시아 유리구슬의 발달과 그 교역망을 발굴 유물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그는 기원전 10세기부터 유리구슬을 자체 제작한 인도인들이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면서 인도 퍼시픽 유리구슬 등 고유한 유리구슬 생산 방식과 국제 교역망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지역의 유리구슬은 쿠샨제국의 팽창과 더불어 헬레니즘 유리 문화의 영향도 받았다고 본다.

 

유리기로 본 실크로드

 

박천수(경북대학교)는 고대 동아시아 출토 유리용기와의 형식학적 비교를 통해 시대 변천에 따른 신라 능묘 출토 유리용기의 이입 경로를 이야기한다. 신라 능묘 출토 유리용기는 4~5세기에는 초원로)草原路)를 이용하여 유입되었고 6~7세기가 되면 사막로(沙漠路, 협의의 실크로드)와 해로(海路)를 통해, 그리고 8~9세기에는 해로를 중심으로 유입되었음을 논증한다.

 

 

일본 출토 유리구슬의 기원과 교역로

 

다무라 도모미(田村朋美, 일본 국립나라문화재연구소)는 고대 일본 출토 유리구슬을 제작방법과 성분비에 따라 분류하고 이를 토대로 유리구슬의 교역로를 살펴본다. 시대에 따라 일본 고분 출토 유리구슬 성분비가 변화한다. 그에 따라 유리 교역로도 바뀌었음을 밝혀낸다.

 

경주 황남대총 출토품으로 보는 신라 유리제품의 재질 특성

 

김규호(공주대학교)는 신라 황남대총 출토 유리용기와 유리구슬의 성분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신라 유리의 특성을 파악한다. 황남대총 출토 유리용기는 모두 소다 유리군에 속하지만 유리구슬은 소다ㆍ포타쉬ㆍ납 유리군의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었음을 밝혔다. 특히 소다 유리군에 속하는 유리구슬 가운데 일부는 유리용기와 그 성분조성이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천마총 유리잔(보물 제620호)’ 분석

 

김도윤과 이승은(국립경주박물관)은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마총 유리잔(보물 제620호)을 분석하여 발표한다. 형광X선 분석으로 천마총 유리잔의 생산지를 밝히고 CT촬영으로 확인된 유리잔 내부의 형태를 공개한다. 이는 천마총 유리잔 제작방법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신라 능묘 출토 유리기와 5~6세기 유리 교역망의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서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고대 유리에 대한 국제적 연구 성과를 연구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연구성과를 포함하여 2020년에 일본 미호미술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고대 유리의 세계’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