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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고궁박물관 ‘궁중서화실’ 새해맞이 새단장

‘모란도대병’ 등 궁중장식화와 왕실 문예취미 주제로 재개관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은 전시관 지하 1층에 있는 ‘궁중서화실’을 새로 단장해 궁중장식화와 왕실의 문예취미를 감상할 수 있는 상설 전시 공간으로 재개관한다.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 1부 ‘궁중장식화‘에서는 왕실 연회를 장식한 <모란도 병풍>과 19세기에 유행한 <기명절지도 가리개>, <화조도 병풍>을 소개한다. ▲ 2부 ‘왕실의 문예 취미‘에서는 서재를 재현한 공간과 문방구, 임금과 신하가 주고받은 한시(漢詩)를 적은 책과 현판, 왕실 사인(私印, 개인 용도로 사용한 도장)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 나온 작품 중 모란도 병풍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3m 크기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다.

 

1부에서 공개되는 <모란도 병풍>은 높이 약 3m로 왕실의 생일, 혼례, 회갑 등 각종 연회를 장식했던 궁중 병풍의 위용을 보여준다. 예로부터 모란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졌다. 궁중에서는 가례(嘉禮)뿐만 아니라 흉례(凶禮) 등 특별한 의식에 사용하였으며, 국태민안(國泰民安)과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평양 출신 서화가 양기훈(1843~?)이 그린 <화조도 병풍>에는 장수, 부귀 등 세속적 기원을 담은 노안, 백로 등을 묘사해 19세기에 크게 유행한 길상화풍(吉祥畫風)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조선 말기 화가 조석진(1853~1920)과 강필주(1852~1932)가 그린 <기명절지도 가리개> 2점도 나란히 전시한다. 진귀한 갖가지 옛날 그릇과 화초, 고동기(古銅器) 등을 그린 기명절지도는 문방청완(文房淸玩)의 취미를 드러내고 부귀, 관직 등용을 기원하는 의미로 애호되었다.

* 고동기: 구리쇠로 만든 옛날의 그릇이나 물건

* 문방청완: 옛 선비가 문방(서재)에서 향을 피우고 밝은 창 맑은 책상 아래 옛 글씨와 그림, 잘 만들어진 좋은 문방구를 완상한다는 뜻

 

 

 

왕실에서는 아름답고 품격 있는 문방구를 사용하여 다양한 문예활동을 전개하였다. 화합과 소통을 위해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시를 짓고, 궁궐의 건물과 경치 등을 소재로 일상의 이야기나 감상, 회고 등의 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2부 전시에서는 효명세자와 신하들이 의두합(倚斗閤) 주변 풍경을 주제로 주고받은 한시를 새긴 현판 2점과 임금이 지은 글에 신하들이 화답한 글을 모은 <어제 갱진첩> 등도 선보인다.

* 의두합(倚斗閤): 1826년 효명세자가 창덕궁 후원 주합루(宙合樓) 뒤편과 애련지(愛蓮池) 사이에 책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서실(書室)

 

같이 출품된 왕실 사인(私印)은 공적인 용도 외에 사적인 용도로 만든 개인용 인장으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 아름다운 조각을 새겨 조형미와 예술성이 잘 드러나는 왕실 공예품이다. 인장에 관심이 컸던 헌종(憲宗, 1827~1849, 재위 1834~1849)은 선대(先代) 왕들의 인장을 수집하고 이 정보를 모아 《보소당인존》을 펴냈다. 보소당 인장은 1900년 덕수궁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고종(高宗, 생몰 1852~1919, 재위 1863~1907)대에 다시 모각(模刻, 이미 존재하는 조각 작품을 그대로 본떠 새김)되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원본 6점과 모각본, 《보소당인존》을 함께 감상하며 조선왕실에서 향유하였던 문예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 보소당(寶蘇堂): 헌종의 당호(堂號로, 이에 따라 헌종이 직접 수집했던 인장은 ‘보소당 인장’이라 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