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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70년 전, 박물관은 또 다른 전쟁을 치렀다

주제전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 – 지키고 이어가다> 연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6‧25 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주제전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 – 지키고 이어가다>(2020.6.25.~9.13.)를 연다. 이 전시는 70년 전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했던 국립박물관을 조명하며, 국난 극복과 평화의 교훈을 공유하고자 마련하였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박물관이 휴관하였으므로,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전시로 우선 개막한다.

 

1부 ‘위기에 빠진 우리 문화재’에서는 6‧25 전쟁으로 인해 수난을 당했던 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서울 점령 이후 9‧28 수복 때까지 국립박물관이 겪은 위기와 피해상황을 살펴본다. 오대산 월정사에 보관되다 1951년 1월 월정사가 불타면서 불에 녹은 선림원지 동종, 북한군의 군홧발 자국이 남은 <요계관방지도>, 5점 가운데 1점만 남은 고려시대 유리구슬 등의 유물과 1954년 국립박물관이 영문으로 펴낸 소책자 《War Damage to Korean Historical Monument( 전쟁 중에 파괴된 한국의 문화재 )》에 실린 파괴된 문화재 사진들이 그날의 참상을 전한다.

 

                      

 

2부 ‘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다’에서는 1950년 12월 부산으로 옮긴 국립박물관이 피란지에서도 한국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벌였던 노력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의 이전을 승인한 당시 문교부장관의 허가서, 부산 박물관 임시청사의 내부 평면도, 1953년 국립박물관이 발굴했던 경주 금척리 고분ㆍ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들이 전시된다.

 

또한 국립박물관이 주최했던 1953년 제1회 현대미술작가초대전(現代美術作家招待展), 이조회화전(李朝繪畵展) 관련 자료들도 선을 보인다. 현대미술작가초대전에 김환기(金煥基, 1914-1974)가 출품했던 작품 <돌>과 그때의 설명카드가 함께 전시되어, 요즘 화두가 되는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융합ㆍ통섭을 이미 70여 년 전 국립박물관이 시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1957년, 최초의 한국문화재 나라 밖 순회전 “Masterpieces of Korean art”가 열렸다. 이는 한국이 전쟁의 피해를 딛고 부흥하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전시에 선정되어 미국에 갔었던 서봉총 금관(보물 제339호)과 전시 도록이 끝내기로 전시된다.

 

이번 주제전은 상설전시실의 전시품 가운데서도 북한산 신라 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 청자 사자 모양 향로(국보 제60호)처럼 6‧25 전쟁 당시 피해를 보았거나 국립박물관이 소개(疏開)시켰던 것을 뽑아 관람객들이 전단을 들고 찾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70년 전, 포화 속에서도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가려 했던 이들이 있었다. 또 다른 전쟁을 치렀던 그들이 없었다면, 이 땅의 문화가 얼마나 척박했을까. 70년 뒤 오늘, 테마전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 – 지키고 이어가다>를 보고 함께 상상해보면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