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끝자락에 서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마지막 달력 앞에 선다. 회한과도 같은 바람이 분다 한 해의 시간들이 얼어붙는다 12월! 12월은 빙화(氷花)처럼 결정(結晶)한다 차가우면서도 아름다운 결정의 달 이어령 / 증언하는 캘린더 저도 올해 마지막 달 시간의 끝자락을 잡고 다시 섰습니다. 10월 한 달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11월도 휩쓸려 지나갔군요. 미처 한국의 가을, 기온이 높다가 갑자기 영하가 되어 가을의 잎들이 미처 단풍도 못 들고 다 얼어서 말라버린 이 가을을 느끼기 전에 초겨울로 접어들었지요. 올해의 끝 달을 맞아 서른한 칸이 그어진 12월 월력의 5간을 이미 보내고 이제 26간을 곧 채우면 훌쩍 2023년을 과거로 보내버리는 거지요. 서울의 가을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는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서울에 있었다면 잘 보지 못하고 지나갈 일상들, 올해는 다른 데서 가을을 보고 온 셈이니 나중에 생각하면 올해 가을이 더 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한 해가 다 끝나 가니 다시 후회가 오는 거지요. 뭔가는 꼭 할 수 있었던 것 같은 올해 초의 기분을 시간이 안 맞춰준 것이지요. 결국 다시 빈손이 되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지난 시간을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3-12-06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