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꽃인듯한데 꽃이 아닌 것을 화비화(花非花)라고 합니다. 당나라 유명한 시인 백거이가 단풍을 두고 표현한 글귀지요. 온 대지를 형형색색으로 뒤덮은 단풍이 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한여름을 푸르름 속에서 비바람, 폭풍우와 같은 고난을 견디고 가을에 이르러 장엄하게 물드는 단풍이야말로 그 불타는 요염함보다 삶의 환희로서 칭송받아 마땅합니다. 산책하러 집을 나서면 길가에 싸리나무가 노란색으로 가을을 노래하고 교대 앞의 은행나무는 황금빛으로 삶의 진수를 방출하다 노랑나비 되어 한들거리며 보도에 내려앉음이 멋스럽습니다. 어느 시인은 단풍을 "초록이 지쳐서 단풍 드는데…."라고 표현했는데 자신의 할 일을 마치고 생명이 다해가는 잎새를 그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나이가 이순을 훌쩍 넘었습니다. 어쩌면 이 가을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일는지 모릅니다. 가을의 잘 물든 단풍처럼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살아왔는지 돌이켜 볼 일입니다. 단풍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 거대한 꽃밭을 동장군이 사정없이 걷어갈 때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푸르고 무성하던 풀잎, 나뭇잎들이 겨울을 준비하느라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 되었다.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자꾸만 짧아져가는 가을인지라 가을다운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날들은 열흘정도나 될지 모르게 짧기만 하다. 10월 말 가을옷을 한창 뽐내는 춘천 청평사 계곡의 가을은 고즈넉한 산사와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이제 얼마 후면 내년을 기약하며 앙상한 가지만으로 쓸쓸할 것이나, 겨울 한철 참고 견디다보면 다시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봄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계절의 변화를 믿기에 낙엽이 지는 가을에도 슬퍼하지 않고 내년의 봄을 맞이할 희망을 안고서 살게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월정사에 가을이 성큼 내려앉았다. 새파란 하늘과 빨간 단풍잎의 조화는 그저 바라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한가위 명절을 맞아 상원사 사자암을 들려 월정사로 내려와 평소 가보고 싶었던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도착한 시각은 10월 1일(일요일) 아침 10시 15분.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박물관은 '내부 공사중' 이라는 팻말만 걸려 있는 채 휴관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박물관 앞을 서성이다 보니 붉은 단풍 나무 몇그루가 눈에 띈다. 상원사나 월정사의 단풍은 아직 물들지 않았으나 월정사 성보박물관 앞 몇그루의 단풍나무만 빨갛다. 귀가하여 월정사성보박물관 누리집을 확인하니 내가 찾았던 10월 1일(일)은 휴관일이 아니었다. 이건 뭐지 싶었다. 사정이 뭔지 모르지만 '긴급한 휴관 상황' 이 있었던 것 같다. "소장품들이 늘어나고 전시공간과 유물수장 공간이 부족하여 새로운 박물관을 월정사 외부에 건립하기로 하고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 2016년에 약 2700㎡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2층 건물로 완공되어 2017년 10월부터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월정사성보박물관의 개관 역사 중 일부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