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정선아리랑>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소리이다.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그 고장 사람들은 ‘아라리’, 또는 ‘아라리 타령’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비 기능요이지만, 모심기하거나, 논밭에서 일할 때, 노동요로도 부르고 있다. 이 노래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폭넓게 불리고 있어서 이 지역을 아라리권역, 또는 메나리권이라고 부르고 있다. 본디 ‘메나리’라는 말은 ‘뫼놀이’, 또는 ‘뫼노리’의 변화형이다. ‘뫼놀이’는 ‘산에서 놀이하는’ 곧 유산(遊山)의 뜻이므로 산간 지역의 소리조라는 뜻이 강하다. 서울의 12좌창 가운데 첫 번째 곡이 바로 ‘유산가’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메나리권이라 함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강원도 지역으로부터 그 아래의 충청 일부 지역을 포함, 경상도 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뜻하는 음악적 사투리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산악지대는 교통의 발달이나 문화의 지체 현상이 심각하였으며 지역의 언어가 서로 소통치 못함에 따라 전통적인 민속의 노래도 각 지역, 또는 지방마다 서로 다른 특징적인 어법(語法)을 지닌 채, 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민요 권역은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기 과천시에서 열린 제17회《전국 경기소리 경창대회》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출전자의 수가 많다고 해서 권위있는 대회는 아니라는 점, 과천대회의 본선은 경기 12좌창 중에서 긴 곡이든, 짧은 곡이든 1곡을 완창(完唱)하는 조건이란 점, 영예의 대상은 ‘적벽가’를 선택한 강원도 인제 출신의 장은숙 명창이 차지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본선 무대에 오른 경연자들의 수준 못지않게, 과천의 경창대회는 국악계의 모범적인 대회로 운영되어 왔다는 점이 객관적인 평가다. 그래서일까? 출전자들은 참여하고 싶은 대회로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당일 학생부의 전반적인 평가는 예년 수준이었지만, 명창부 경연자들의 기량수준은 매우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이번 대회에서 장원에 오른 장은숙은 네 번째 도전 무대에서 드디어 그 뜻을 이루었기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 당일 본선에서 그가 부른 곡은 ‘적벽가(赤壁歌)’였다. 이 곡은 12좌창 가운데서도 가장 길고 어려워 대부분이 피하는 소리인데, 그는 의외로 여유있는 호흡을 유지하면서 경기 좌창의 특징적 창법으로 그 긴소리를 깔끔하게 이어나갔다. 특히, 요성(搖聲,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이제까지 임방울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은 이경아 명창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다. 그를 통해 다시 한번 <어린 시절의 환경>이 장래를 결정짓게 되는 주요 변곡점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하나, 국악계에서 상 받은 사람들에게 흔히 하는 무서운 말로 ‘저 친구, 상 받고 소리 줄었다.’, ‘저 사람, 상 받은 거 맞아?’라는 비아냥은 호된 질타의 말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간혹 소리꾼에게 내려지는 대상(大賞)이 소리길 종착역으로 생각하기도 쉬우나, 그 앞길이 층층이란 것을 알고 발표회를 꾸준히 해 오고 있는 사람은 현명한 소리꾼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2023년 4월 29(토), 〈한국경기소리보존회-대표, 임정란 예능보유자〉가 주관하는 제17회 과천 〈전국경기소리경창대회〉관련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경기도는 도내 무형문화재로 <경기소리>를 지정하고 그 예능보유자로 임정란 명창을 인정하여 경기소리의 전승을 올곧게 이어오고 있다. 보존회의 여러 사업 가운데 하나가, 유능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적인 경창대회(이하, 과천 대회)를 해마다 열어 오고 있는 사업인데, 올해로 17회를 맞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