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눈망울이 유난히 큰 검정개, 애교스러운 바둑이, 재롱둥이 흰둥이, 황색 털에 코와 발만 하얀 녀석, 영락없는 완구 모양의 털을 지닌 누렁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귀여운 잿빛 강아지들, 머리털이 눈을 가린 삽사리 등 모두 스물여섯 마리의 개가 등장하는 그림책 《개의 입장 : 내 이야기를 들려줄게》(박자울ㆍ황동진 지음, 작가정신)이 며칠 전 배달되었다. 털 한 올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개들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특히 우수에 찬 커다란 눈망울의 개들이 책장을 넘길수록 가슴에 다가와 들고 있던 책을 손에서 떼지 못했다. 이 녀석일까? 아니면 저 녀석일까? 스물여섯 마리의 개들을 처음부터 다시 샅샅이 훑어보았다. 실물 강아지라도 만난 듯 책장을 넘기며 나는 어느새 50여 년 전에 키우던 해피를 그림책에서 찾고 있었다. 이웃집에서 자매처럼 지내던 친구가 대도시 아파트로 이사 가면서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를 나에게 맡기고 떠났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들이 흔하지만, 그때만 해도 아파트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해피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우리집에 맡기고 발걸음을 떼지 못하던 친구는 그로부터 5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태극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우리나라의 국기, 태극기도 한때는 용기의 상징이었다.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는 것은 그 자체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태극기는 곧 독립운동이요, 독립운동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험난한 가시밭길이었다. 그러나 그때도 과감히 태극기를 들었던 여성들이 있다. 자칫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서,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면서, 민족과 조국을 위해 용기를 냈던 이들이 있다. 이 책 《태극기를 든 소녀 1》은 그 여섯 명의 지극한 용기에 바치는 헌사다. 의병가를 지어 의병의 사기를 드높인 의병대장 윤희순. 이화학당 교사이자 목숨을 걸고 고종의 비밀문서를 파리로 가져간 김란사. 기모노 속에 2.8 독립선언서를 숨겨 들여온 김마리아, 3.1운동의 불씨를 고향에서 이어간 유관순. 독립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려 손가락을 자른 남자현. 전투기를 몰고 조선총독부를 폭격하려 했던 권기옥. 이 책은 이 여섯 명의 의로운 여성들을 차례차례 되살려낸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듯 친근한 어투로 그들이 겪었을 고뇌와 삶의 고통을 풀어내, 어른도 그 아픔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폭력과 탄압이 난무하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