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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삽호수의 베트남마을

미소의나라 캄보디아를 가다<6>

[한국문화신문=양인선기자] 동남아 최대의 호수 톤레삽 호수에 가기 위해 뽀삿이란 소도시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새벽에 툭툭을 타고 두 시간을 달려 호수입구에 도착했다. 호수가 워낙 넓어 크메르마을도 있고 베트남마을도 있다고 하였다.

베트남을 간 적이 없어 살짝 베트남을 들쳐보는 의미로 베트남마을을 선택했다. 역사적으론 앙코르왕조시기에 참파국(베트남)’과 해전을 치러 승리하기도 했고 베트남 전쟁 때는 메콩강을 따라 피난민이 몰려들기도 했다. 그때 피난 와서 여러 사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호수 위에서 삶을 이어가게 된 베트남계 캄보디아마을이다.

 
   
 
   
 

막 아침을 먹고 출근채비를 할 시간이고, 우리가 이곳에 온 첫 여행객인 듯 마을은 한산하다. 협소한 보트에 올라타고 좁은 물줄기를 따라 조금 나아가니 멀리 하늘과 호수를 수평선으로 나누듯 탁 트인 광활한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선상가옥들도 신기했고, 그곳에 살고 있는 선상 주민들은 우리가 지날 때마다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반겨주었다.

 
   
 
   
 
   
 
 
   
 
 
 

초등학교, 선박수리소, 편의점, 배로 이동하는 야채가게, 커피점, 민박집 심지어 천주교성당도 있었다. 애완견이나 고양이, 원숭이를 키우는 집도 있었다. 고기잡이배도 있고, 물 위에 집을 짓고 있는 광경도 보았다.

 
   
 
   
 

우리는 물위에 떠있는 편의점에 올라가 늦은 아침식사를 주문했는데, 직접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다니는 식당배에서 베트남 처녀가 간단히 요리해서 팔았다. 소 선지와 내장 국물에 쌀국수를 넣어 끓인 베트남국수를 이곳에서 맛보게 될 줄이야!  

보트기사에게도 한 그릇 시켜주니 고맙게 먹어서 우리 또한 즐거웠다. 식사 후 이곳저곳 배를 타고 둘러보는데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커피 파는 아줌마가 배를 저어왔다. 베트남 커피가 일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기꺼이 한잔 마시기로 했다. 보트 위에서 마시는 소문 그대로 진한 맛의 베트남 냉커피는 지금도 입안에 맴돌 듯이 맛있었다.

 
   
 
   
 

뭍에 있는 일터로 가는지 장보러 가는지 사람을 가득 실은 여러 척의 배들이 서둘러 호수가로 내달리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동남아 수상가옥관광하면 지저분하고 끈질긴 호객행위가 지겹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실은 그렇지않았다.

보트를 타고 놀이를 하는 아이들, 해먹에 눕거나 앉아 한가히 쉬는 주민들, 비록 육지에 땅 한 평 갖지 못해 물 위에 집을 짓고 살아도 한없이 평화로워보였다. 행복지수 세계 6위라는 말이 나올 법도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