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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리기”가 재미난 별신제를 아십니까?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8호 제천 오티별신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동제(洞祭)의 형태는 산신제(山神祭)를 비롯하여 서낭제, 탑신제(塔神祭) 같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산신제는 온 나라에 분포하며, 서낭제는 주로 한강이북에, 탑신제는 한강이남에서 지낸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에서 지내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8호 오티별신제(吾峙別神祭)는 한강이북에 분포된 북방계의 서낭제이고 그 제의(祭儀)가 별신제(別神祭, 마을 수호신에게 드리는 제사)의 형식을 갖고 있다. 


오티 별신제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오티마을이 약 400년 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별신제의 유래도 400년 전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오티마을의 뒷산에 봉수대가 있었고 오티마을에 봉화군이 상주했다는 역사적 배경에서 보면 오티별신제는 봉수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을 공동의 민간신앙으로 옛날부터 전승되어 왔다. 또 오티별신제는 2년마다 별신제를 지내는 것이 특징이며, 충청북도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서낭 별신제이다. 

 

   

▲ 제천 오티별신제 가운데 서낭당제


오티별신제는 정월 14일 밤, 산신제는 15일 아침부터 다섯고개 곧 봉화재, 해너물재, 흰티재, 구실재, 말구리재에 있는 상당(上堂)과 하당(下堂)에서 서낭제를 지내고 나서 마을에 있는 본당(本堂)에서 제의(祭儀)를 마친다. 제의의 과정은 생기복덕(生氣福德, 싱싱하고 힘찬 기운이 있으며, 복이 있고 덕이 있음)에 맞는 사람이 제주(祭主)가 되어 영신(迎神, 신을 맞이함), 오신(娛神, 굿을 할 때에, 타령이나 노랫가락 따위로 신을 즐겁게 하는 일), 송신(送神, 신을 보내는 일) 등을 하며, 특히 풍물굿과 함께 하는 뒤풀이가 있다.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에는 다섯 개의 자연마을마다 서낭당을 모시고 있다. 마을의 주산(主山)에 마을 최고신인 산신(山神)을 모시고 마을 들머리와 다섯 봉우리에 서낭신을 모시며 상·하당으로 일컫는다. 별신의 뒤풀이격인 축제마당에는 고대 마을국가의 공동체신상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는 음주가무를 곁들인 제의형(祭儀型) 풍물놀이가 행해진다. 또한 별신의 전형(典型)이라 할 수 있는 영신(迎神)→오신(娛神)→송신(送神)의 모든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 제천 오티별신제 가운데 서낭당 영신(신맞이)


   

▲ 제천 오티별신제 가운데 신을 보내는 송신


특히 오티별신제에는 마지막 절차로 “해물리기”라는 재미난 것이 있다. 본당제가 끝이 나면 제물을 내려서 음복을 하고, 구경꾼들까지 모두 모여 식사를 한 뒤 해물리기를 한다. 풍물굿패가 한판 요란한 장단과 가락을 쳐 대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신령을 모셔 신의를 묻는다. 다음에는 마을의 재담꾼이 볏짚으로 만든 허재비(허수아비)로 액을 막는 허재비풀이를 한다. 재담꾼은 ‘당나라’와 ‘당초위’라고 부르는 한 쌍의 허재비를 한참 동안 어르고 달래며 중간에 호통도 치기도 한다.  


마을의 액운과 함께 어서 멀리 도망가라는 주문이다. 이처럼 어르고 달랜 다음에도 나갈 것 같지 않다고 여기면 다시 엎어놓고 곤장을 친다. 엄포를 줄 만큼 주었다고 생각되면 곤장을 거두고, 수수팥떡이 꽂힌 화살을 허재비를 향해 쏘아댄다. 이때 재담꾼은 “칼로 찌르면 배가 갈라지고! 화살로 찌르면 가슴이 아프다! 그러니 어서 도망을 가라!"하고 고함을 지르며 위협한다. 

 

   

▲ 제천 오티별신제의 마지막 '해물리기"


마지막으로 바가지에 여러 제물을 담아서 마을 밖으로 던진다. 허재비를 비롯한 잡귀들을 풀어먹이려는 것이다. 이번에는 허재비 따위가 잘 달아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을 바깥 방향으로 식칼을 힘껏 던진다. 이때 칼끝이 마을 밖을 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재비가 도망가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칼끝이 밖을 향할 때까지 다시 던진다. 칼끝의 방향이 바깥으로 되어 있으면 그곳에 가위표(X)를 긋고 그 가운데에 칼을 꽂는다. 바가지는 밟아서 깨뜨리기도 한다. 재담꾼은 마지막으로 바닥에 침을 퉤하고 뱉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을로 돌아온다. 칼은 그대로 두었다가 해질 무렵에 치운다. 


모든 제의가 끝나면 더 이상 풍물굿을 치지 않는다. 마을에서 쇳소리가 들리면 도망나간 허재비나 액운이 다시 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제물로 올린 돼지뼈나 쇠뼈는 개가 먹지 못하도록 땅에 묻는데 이는 신이 맛 본 제물이기 때문에 깨끗이 처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모든 제의가 끝난 뒤 떡과 돼지고기는 집집마다 조금씩 나누어 주고 쇠머리는 이튿날인 열엿샛날 점심에 국을 끓여서 나누어 먹는다. 이날을 ‘학개닦는날’이라고 하며, 이도 뒤풀이의 하나다. 


(참고 문화재청,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의 ; 충청북도 제천시 문화관광과 043-641-5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