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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69] 자니 캐시 ‘I walk the line

’첫 번째 부인 향한 사랑의 맹세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미국 캘리포니아에 폴섬이라는 이름의 교도소가 있다고 한다. 미국 내 교정시설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된 곳이다. 1880년에 개소하여 100년도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800년대 중반에 불어 닥친 골드러시로 캘리포니아 지역에 인구가 폭증하였고, 거기에 비례하여 범죄도 증가 하였다. 그때 그 범죄자들의 수용을 위해 지어진 폴섬감옥은 개소초기부터 악명을 드날렸다.

과밀수용과 비위생은 물론이고 인근 채석장에 내몰려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그 뒤로도 ‘최악’이라는 명성(?)을 이어오던 폴섬감옥이 1956년에 이르러서는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자니 캐시라는 신인가수가 ‘폴섬감옥의 블루스’라는 노래를 히트시켜 버린 것이다.

자니 캐시는 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폴섬교도소와 나아가서는 미국 내 모든 교도소의 환경개선운동과 재소자들의 권익보호운동에 앞장섰다. 그 하나로 교도소 순회공연에 나선 그는 머잖아 값진 보석을 하나 캐내게 된다.

1958년 샌구엔틴 교도소 공연을 보고 한 재소자가 크게 감명 받아 가수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가 바로 멀 해거드이다. 멀 해거드 역시 자니 캐시처럼 스타가수가 된 이후에 교도소 순회공연을 통하여 재소자들의 심성을 순화해 나갔다.

오늘 감상할 ‘I walk the line’은 자니 캐시가 자신의 첫 번째 부인 비비안 리베르토를 향한 사랑의 맹세로, 교도소 공연을 통해 얻은 삶의 교훈 즉,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그의 의지를 표현하였다. 1956년에 발표되어 무려 6주간이나 컨트리차트 정상을 지켰고,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영화 ‘앙코르’의 원제 이기도하다.

 

   
▲ 쟈니 캐시(Johnny Cash) 음반 표지

난 내 마음을 잘 살필 거예요
늘 두 눈을 크게 뜨고서
끈의 매듭을 잘 지어야죠
우리의 매듭을
내 사랑 당신을 위해
바르게 살아갈 거예요
진실은 간단하다는 걸 알았어요
밤은 어둡고 낮은 환한 것처럼
낮이나 밤이나
당신만을 마음에 담겠어요
이게 바로 행복이에요
우리 사랑을 위해
바르게 살아갈 거예요

            ‘I walk the line’ 중

“계지계지(戒之戒之)” 《맹자》 “양혜왕장구” 편에 나오는 말이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늘 살피라는 뜻인데, 《맹자》를 읽지 못했을 젊은 시절의 자니 캐시는 어쨌든 “계지계지(戒之戒之)”를 잘 실천했다.

하지만 과도한 공연스케줄 때문에 체력은 고갈되어갔고, 급기야 마약에 손을 대고 말았다. 그가 금지약물소지혐의로 체포되었을 때 팬들의 놀라움과 실망은 실로 대단하였다. 팬들은 등을 돌렸고 자니는 잊혀갔다.

그때 그의 평생 은인이 나타난다. 컨트리 스타 준 카터가 실의에 빠져 있는 자니 캐시를 구해낸 것이다. 1968년, 자니가 그렇게도 염원하던 폴섬 교도소 공연이 그녀의 노력으로 성사되었고, 그는 재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같은 해 40여 차례나 무대청혼 끝에 준 카터와 결혼에 성공한다. 자니와 준 부부는 35년간을 꿈결 같은 사랑을 나누다 2003년 같은 해에 영면에 들었다.

1955년에 데뷔하여 40여년을 정상의 가수로 군림했던 자니 캐시. ‘I walk the line’은 팝 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위대한 음악 500곡’에서 30위에 오르는 업적을 이루었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