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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74] 이 현 ‘잘 있어요’‘

2년도 안 되는 동안 무려 7장의 음반을 내놔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 이현 "잘 있어요" 음반 표지

잘 있어요 잘 있어요
그 한마디였었네
잘 가세요 잘 가세요
인사만 했었네
달빛 어린 호숫가에 앉아
내 님 모습 나 홀로 새기며
또 다시 오겠지
또 다시 오겠지 기다립니다
잘 있어요 잘 있어요
그 한마디였었네
잘 가세요 잘 가세요
인사만 했었네
“잘 있어요” 가운데중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불가의 말이다. 참말로 그럴까?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말은 맞는 것 같은데, 과연 떠나간 자가 반드시 돌아올까?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해도. 지금 나와 만나는 모든 이들이 과거에 내가 만들어 놓은 인연일 수도.

“육도윤회(六道輪廻)”

삶이 진정 윤회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얼마 만에 다시 만난 것일까? 사방 사십 리 되는 성에 세상의 씨앗 가운데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를 산더미로 쌓아놓고, 사십년 만에 가서 한 알씩 다 가져오는 게 일 겁(劫)이라 하는 데. 사방 사십 리나 되는 바위를 사십년 마다 한 번씩 얇은 옷으로 스쳐서 다 닳으면 일 겁이라 하던데. 세상을 먼지로 바수어서 그 먼지를 다 헤아리면 일 겁이라 하던데. 우리는 몇 겁의 연을 쌓았기에 이 푸른 별에서 만난 것일까?

그 무한의 근사한 시간을 날아와 이곳에서 만난 우리가 지금 헤어진다면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찰나와 같은 현생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재회는 무한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흙으로 돌아가 화석이 되고, 그 화석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다시 산이 되고, 그 산이 뒤집어지고, 그러는 사이 이 별은 초신성이 되고, 초신성이 폭발하고 그때 우리의 화석은 소행성이 되어 별 바다를 떠돌다가 골디락스 존에 있는 어느 행성에 떨어져 환생한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시간 개념으로는 영원에 가까운 시간이어서 막막할 수도 있겠으나, 어찌 보면 거인이 팔 한 번 올렸다 내리는 시간, 눈 한 번 깜빡이는 순간 일 수도 있으니 헤어짐에 대하여 그리 슬퍼할 일만도 아닌 듯하다.

귀공자 이현은 1950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 군번 1번(10001)의 영예를 안은 이형근 대장이 그의 부친이며, 외조부 역시 육군참모총장과 체신부장관을 역임한 무인가문으로 명성을 떨쳤다. 부친이 예편 후 주영대사로 부임하는 관계로 이현은 영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 중이던 1970년 박춘석에게 발탁되어 가요계에 발을 디뎠다. 데뷔초기부터 인기 가도를 달린 이현은 드디어 1974년엔 KBSㆍMBCㆍTBC 3대 방송사의 10대 가수를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외모 역시 귀공자의 전형이어서 특히 여성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그 여세로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여 인기를 확인했다.

<잘 있어요>는 그의 최 전성기 시절인 1973년에 발표되어 그의 대표곡이 되었다. 1972년과 1973년 사이 채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그는 무려 7장의 음반을 내며 기염을 토했었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