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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향남일기] 농촌은 서서히 바빠지고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누군가 사월은 잔인하다 했고 또 흔한 말로 봄이 왔어도 봄이 온 게 아니라는 뜻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도 자주 듣게 되는 봄이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은 왕소군(王昭君)을 두고 지은 시 가운데 나오는 글귀다. 왕소군은  중국의 전한(前漢) 원제(元帝) 때 절세미인 궁녀였는데 흉노와의 화친정책에 의해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된 불운한 여자였다.

 

   
모두 밭으로 나와 차분히 자신들의 일을 찾는 일손들

 

그 여자를 두고 지은 동방규의 시에,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뜻에서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를 시작으로 춘하추동을 나타내는 "춘사불래춘(春來不似春),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이라는 말이 나왔다.

4월은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있었고 또 20대 국회의원 선거 등도 있어 다른 어느 해보다 분주한 느낌이 들었지만 농촌 들녘은 언제나 평온하게 계절의 순리대로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차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벌써 보리는 어느새 성큼 아이들 키만큼 자랐다.

 

겨우내 눈 속에서 추위를 이겨낸 보리밭의 보리는 어느새 성큼 아이들 키만큼 자랐다. 보리밭 옆에서는 고추모종, 완두콩, 강낭콩을 심고 지지대를 세우느라 여념이 없고 밭 가는 트랙터를 모는 농군의 손놀림도 바쁘다.

 

   
밭갈이를 나서는 농기구의 활기찬 움직임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농촌 사람들은 때가 되면 조용히 논밭으로 나와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한다. 말만 무성한 도시에서 살던 기자에게 농촌의 삶은 무언의 철학 교과서 같다. 때를 놓치지 않되, 더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씨앗을 뿌리고 거둘 가을의 풍요를 고요히 내면으로 반기는 모습이 아름답다.

 

   
출하를 기다리는 잔디의 포장 모습

 

   
 
   
 
   
 
   
 
   
 

무성한 한여름의 나무보다 파릇한 새싹이 더 어여쁜 4월의 나무와 꽃망울 같은 농촌 들녘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