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여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되는데 이날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두꺼비) 알을 건져다 먹는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며,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한다. 또 이때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에서 나무물[水液]을 받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특히 경칩에 처녀 총각들은 밤이 되면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써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은행을 나누어 먹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 나무 암 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진다. 따라서 이날을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한다. 이밖에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정월대보름,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같이 입을 댈 표주박을 심고,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처럼 생긴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빌었던 칠월칠석도 토종연인의 날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