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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 한국형 영웅 이야기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1월호 펴내
바리데기, 아기장수, 사명대사, 비형랑, 설문대할망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지난 1일, “한국형 슈퍼 히어로, 어벤져스 : 무한전쟁(無限戰爭)”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1월호를 펴냈다.

 

이번 웹진의 주제는 콘퍼런스 특집으로 지난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통 이야기 소재 자료를 보유한 7개 기관(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국학진흥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주관한 ‘전통문화 창작 콘퍼런스’를 정리하고, 콘퍼런스 주제에 맞춰, ‘한국형 영웅(히어로)’, ‘한국형 복수자(어벤져스)’와 같이 세계 속 경쟁력 있는 캐릭터로서, 또 한국의 원형적 세계관을 잠재한 ‘영웅물’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신비한 한국 영웅 사전>

바리데기, 아기장수, 사명대사, 비형랑, 설문대할망, 강림, 그리고 묵신우

 

 

민속학을 연구하는 강선일 선생은 <신비한 한국 영웅 사전>이라는 글을 통해 소설 <반지의 제왕>이나, 영화 <토르>에서 구현된 세계관에 북유럽신화가 영향을 미쳤듯이, 한국형 환상(판타지)의 세계관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바리데기부터 아기장수, 사명대사, 비형랑, 설문대할망, 강림, 그리고 묵신우를 다루고 있는데, 헐리우드 영웅(히어로)나 복수자(어벤져스) 못지않은 이들의 다채로운 능력과 특징을 읽다 보면 눈앞에 거대한 스크린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듯하다.

 

 

스토리테마파크 창작 콘텐츠 공모전 출신인 이서형은 <역사를 밝혀 줄 창작의 빛, 2019 전통문화 창작회의(콘퍼런스)> 취재기사를 통해 역사콘텐츠 창작의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인 콘퍼런스를 정리하였다.

 

회의는 ‘영웅들의 빛과 어둠, 한국형 초인적영웅(슈퍼히어로) 탐색’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1세션 ‘한국형 히어로 : 빛의 깊이’에서는 영화 <부산행>, <염력>의 이동하 대표, 드라마 <신의 퀴즈>, <열혈사제>의 박재범 작가, SF소설 <진화신화>, <저 이승의 선지자>의 김보영 작가가 발표했다.

 

 

2세션 ‘한국형 히어로 : 어둠의 무게’에서는 게임 <클로저스> 시나리오, 소설 <갑각나비>의 오트슨 작가, 웹소설 <슈퍼>, <좀비묵시록 82-80>의 박스오피스 작가가 강연자로 참여하여 한국형 초인적영웅이 등장하지 못하는 요인들을 점검하고, 발상의 전환을 모색했다. 회의에는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국형 환상 세계관에 대한 공감 및 한국 신화의 현대적 변용과 같은 서사 창작 방법론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한국의 원형적 세계관을 잠재한 영웅물에 대한 고민

You have a Hulk? We have a 아기장수

 

 

<이달의 일기>를 연재하는 정용연 만화가는 <You have a Hulk? We have a 아기장수>를 통해 한국형 복수자를 고민해보는 웹툰을 실었으며, 홍윤정 방송 작가는 <순간의 선택이 영웅을 만든다>는 글을 통해 서구의 영웅물과 한국형 영웅물의 차이를 ‘출발선’에 있다고 성찰하였다. 한국의 영웅은 드라마 <각시탈>의 대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밝히며, “시장 바닥에 가면 말이다, 왜놈 똥개 새끼한테 짓밟히는 이씨, 김씨, 박씨가 있거든. 그게 각시탈이야.”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영웅의 핵심적 서사는 열등한 존재로 시작해, 실패를 통한 성장에 있다는 것이다.

 

 

영화 <광해>의 촬영지, 안동김씨 태장재사의 이상루

 

<편액>기사에서는 영화 <광해>의 촬영지기도 한 안동김씨 태장재사의 ‘이상루’를 다루었다. 이상(履霜)의 뜻은 『예기』 「제의(祭義)」에 “가을에 서리와 이슬이 내리면 군자가 이것을 밟아 보고 반드시 슬픈 마음이 생기나니, 이는 날이 추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또 봄에 비와 이슬이 내려 땅이 축축해지면 군자가 이것을 밟아 보고 반드시 두려운 마음이 있게 되니, 돌아가신 부모님을 뵐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霜露旣降 君子履之 必有悽愴之心 非其寒之謂也 春雨露旣濡 君子履之 必有怵惕之心 如將見之〕”라고 한 데서 인용하였다.

 

어린 시절 우리의 영웅이었던 젊은 아버지는, 서릿발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꼬마가 어른으로 성장하자 늙고 병들어 사라진다. 조선시대 일상 영웅으로서 사라진 부모, 늙고 힘없어진 부모에 대한 끝없이 죄송한 마음을 각인한 이상루에 대해 주목하였다.

 

이번호 웹진의 천준아 편집장은 “사람들이 영웅을 좋아하는 것은 그만큼 영웅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며, 엄청난 능력을 갖추는 것도 어렵지만, 그 능력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쓴다는 것은 또 다른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 하였다. 또한 “11월엔 웹진담담 독자 여러분들도 나를 넘어서는 영웅으로 거듭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