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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는 교훈

나를 위하여 끝없이 남을 돕자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35]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뒤 7달이 지난 지금 전 세계에서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 제일의 선진국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었던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환자 수는 현재 40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는 15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은 코로나 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8월 1일 현재 확진자 수는 14,336명이고 사망자 수는 301명에 불과하니 대한민국은 일본이나 유럽 여러 나라와 견주어 보면 코로나 전선에서 선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어도 나는 전혀 알 수가 없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내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현실이다. 일상생활에서 ‘비대면’이 새로운 추세로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사람들은 시장에 가서 상인과 만나서 물건을 사는 대신 인터넷 구매와 배달을 선호하게 되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를 막기 위해서는 식사, 오락, 금융, 의료, 교통, 여행,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접촉하는 것을 피하라고,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권고한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학교에 가지 않는 영상수업이 확대되고 있다. 영상 예배와 영상 법회까지 등장하였다.

 

그러나 직접 만나지는 않더라도 지구촌에 사는 모든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다. 내가 아침에 먹은 쌀밥이 상에 오르기까지 몇 사람이 수고했을까? 시장에 가서 쌀을 사온 아내, 쌀을 생산한 농부, 쌀을 판매한 상인, 쌀을 운반한 트럭운전사 말고도 트럭의 부품을 만들기 위해서 일한 수많은 나라 안팎 노동자, 벼의 해충을 구제하는 농약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일한 수많은 연구원, 논에 뿌릴 비료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와 기업인 등등, 지구에 사는 수많은 사람이 내가 먹는 쌀밥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으로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이들을 만나지는 않지만, 이들이 없으면 내가 밥을 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구촌에 사는 모든 인류는 크게 보면 모두 의존하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코로나 발병 추세를 보면, 국내 발생 확진자는 줄어들었는데,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국경을 봉쇄할 수는 없다. 2020년 현재 지구촌에서 함께 사는 78억 인류는 결국은 하나로 연결된 공동운명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의 공장에서 저임금을 받는 가난한 노동자는 나와 무관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중국에서 코로나 때문에 자동차 부품 공장의 조업을 중단하자 우리나라에서 현대차 제네시스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다.

 

내가 사는 평창에서도 보면,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비료와 농약은 기계로 살포할 수 있지만, 씨 뿌리는 단계, 수확 단계에서 수작업이 필요할 때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다. 제조업은 물론 건설업, 농업, 어업 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독일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1955년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이민으로 받아들였는데, 현재 독일 인구의 9%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구촌에 사는 다른 나라 사람의 건강과 행복은 나의 건강과 행복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가 마시는 향내 좋은 커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커피 농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의 수고가 필요하다. 내 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 기상이변이 일어나 나와 모든 사람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류는 모두 지구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코로나 사태는 어느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막론하고 인류 모두가 안전하기 전에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상생과 협력이 코로나 이후의 인류가 따라야 할 덕목이다.

 

 

 

이러한 생태적인 원리는 종교적인 교훈으로 연결할 수가 있다. 성철 스님은 1981년에 ‘남을 돕는 것은 곧 나를 돕는 것’이라는 법문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요, 만물은 나와 같은 몸입니다. 천지 사이에 만물이 많이 있지만 나 외엔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남을 돕는 것은 나를 돕는 것이며, 남을 해치는 것은 나를 해치는 것입니다. 이 이치를 깊이 깨달아 나를 위하여 끝없이 남을 도웁시다.”

 

코로나로 인해서 인류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남을 돕는 것은 곧 나를 돕는 것이다. 왜냐하면, 큰 틀에서 보면 너와 나는 둘이 아니고 하나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