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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서당, 천자문이 끝나면 《동몽선습》을 배웠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19년 국립중앙도서관은 “천자문, 종류가 이렇게나 많아요!” 전(展)을 열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글씨 교본으로서의 천자문(千字文)을 우리나라에서 펴낸 것은 110종이라고 합니다. 서예 대가로 알려진 한석봉(1543~1605)의 목판본 천자문은 정자체인 해서(楷書)의 글씨 교본으로 사용되었고 천자문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책입니다. 그런데 옛날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운 바로 뒤는 무슨 책으로 공부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조선 명종 때 학자 박세무(朴世茂)와 민제인(閔齊仁) 쓴 것으로 알려진 《동몽선습(童蒙先習)》이란 책이지요.

 

 

이 책은 《천자문》을 익히고 난 뒤의 아이들이 배우는 초급교재로, 앞에선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의 오륜(五倫)을 설명하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의 삼황오제에서부터 명나라까지의 역사와 조선의 단군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간단하게나마 썼습니다. 특히 단군, 주몽, 왕건, 마의태자, 이성계 등의 인물들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우리의 역사에도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이 책은 중국 중심의 역사관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비록 땅은 좁아도 예악(禮樂)과 문물이 중국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또 한 어린이 교육을 위한 우리나라 첫 교과서라는 점에서 귀중한 값어치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영조 임금은 왕세자를 가르치는 책으로 뽑았고, 친히 서문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