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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여름철 깊이 잠드는 방법

기마(騎馬)자세와 같은 운동, 빛의 차단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202]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에 통용되는 여러 가지 건강 상식에서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한의사의 입장을 떠나 일반인으로 이를 보면 그저 하는 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수면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다 보면 잠은 보약 정도가 아니라 “보약의 할아버지”라 해도 부족할 정도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깊은 숙면이 취한다면 사시사철 보약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것인데 수면이 얇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까닭으로 잠을 자기가 어렵다. 이를 계절과 연관하여 관찰하면 겨울에는 추위가 몸을 긴장시켜 잠을 자지 못하고, 여름에는 더워서 체온을 방출하지 못하여 잠을 자지 못하고, 봄과 가을에는 일교차가 커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잠을 깊게 자는 사람들에게는 이해받지 못하는 다양한 핑곗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올해의 더위는 비교적 무난한 상황으로 보이나 늦은 장마와 더불어 더위가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곧 장마 이후 높은 습도와 폭염으로 체온조절에 미흡하고 수면이 불안정한 이들에겐 수면장애와 더위에 의한 피로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올여름은 엘니뇨현상의 영향으로 한증막 열기 같은 습한 무더위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하여 더더욱 힘겨우리라 예상이 된다. 따라서 여름수면과 깊은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잠잘 때 우리 몸에서 이루어지는 체열 방출의 원리를 이해하여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깊은 숙면과 건강한 여름을 보낼 방법들을 알아본다.

 

 

숙면은 빠르게 체열을 떨어트릴 때 이루어져

 

우리 몸은 낮에 가장 효율적인 육체 활동을 위해 36.5℃를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수면 중에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세포의 활동성을 극도로 낮추기 위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곧 낮의 왕성한 활동만큼이나 세포의 운동성이 높아 체온이 높게 되어 활동성이 높은 어린이들은 37℃로 높아지지만 정상범위이다.

 

이와는 반대로 밤에는 깊은 숙면의 세계만큼 세포의 운동성이 떨어지며 체온이 낮아져 심장을 기준으로 한 심부 온도가 건강한 사람의 경우 2℃까지 떨어지지만, 정상범위이며 보통은 1℃ 정도 낮아진다. 따라서 깊은 숙면이란 체온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낮게 떨어뜨릴 수 있는지로 결정되며 빨리 떨어뜨릴수록 낮게 떨어진다.

 

그런데 여름철에는 외부의 온도가 높으므로 인하여 체온이 잘 안 떨어져 본래 깊은 수면 상태를 이룰 수 있는 상태까지의 체온이 낮아지지 않아 수면장애가 발생한다. 여름에도 쉽게 숙면을 이루는 건강한 사람은 땀을 흘리는 발한(發汗)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발한 능력이 취약하고 피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사람들은 체온이 더디게 떨어지면서 수면의 세계로 진입 못 하거나 얕은 잠을 잘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여름철 수면장애는 체온이 내려가지 않아 세포의 활동성이 유지되면서 특히 수면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두뇌와 신경의 활동이 안정되지 않아 깊은 수면 상태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열대야가 나타나면 높은 온도와 더불어 습도마저 높아 땀이 나더라도 수분 증발을 방해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열대야란 일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곧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열대야로 밤에 숙면하지 못하면 낮에도 피곤하고 활기가 떨어져 일상생활과 업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여름철 수면장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잠들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자더라도 수면이 얇아져 자주 깨고 깊이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 탓으로 아침에 몸이 개운치 못하고 피곤하면서 더위에 더더욱 나른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① 잠을 부르는 쾌적한 여름 수면환경은 온도 25도ㆍ습도 50% 이내

 

여름 수면장애를 없애기 위해서는 여름 수면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데 온도를 25℃ 이하로 낮추거나 습도를 낮추고 땀이 증발하기 쉽도록 바람을 유도해야만 한다. 가장 확실하고 일반적인 방법은 에어컨 활용하는 것으로 잠들기 전에 미리 에어컨을 틀어 잠자는 방의 온ㆍ습도를 조절해준다. 에어컨 바람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돌려놓고 취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꺼지도록 타이머를 맞춘 뒤 잠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습도가 과도하게 높지 않을 때 바람이 약간만 있어도 땀이 쉽게 증발하여 체온조절이 쉬우므로 습도가 높지 않을 때 선풍기를 틀거나 에어컨을 송풍 정도만 하도록 하는 것이 무난하다.

 

피부가 너무 차면 땀구멍이 수축하면서 발한 능력을 막아 냉방병과 피부 발진, 땀띠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작동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종요롭다.

 

② 여름 숙면을 확실하게 도와주는 것은 운동

 

수면과 운동의 관계는 2가지 측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나는 혈액순환의 관점으로 가벼운 운동과 사점(死點, 몸속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가 극단적으로 부족해져서 죽을 고비에 이르는 점)을 넘길 수 있는 충실한 유산소 운동은 말단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에서 체열 발산을 쉽게 이루도록 해준다.

 

한편으로 우리 몸은 스스로 조절하고 균형을 이루려 하는 조절 능력이 있다. 곧 낮의 활동에 비례하여 밤에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낮의 활동성이 높을수록 우리 몸에는 수면의 욕구가 늘어난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실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 곧 말단과 피부순환이 온전히 이루어지고 심장이 박동하여 보내는 동맥혈(動脈血)과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혈(靜脈血)이 같은 양이 이루어지는 상태까지 운동이 실질적으로 수면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운동을 숨이 찰 정도에서 쉬게 되면 동맥혈만 활발해지고 정맥혈의 흐름은 느려진 상태, 세포의 흥분상태에서 중단되므로 인하여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운동을 통하여 수면의 도움을 받으려면 되도록 오전에 유산소 운동을 하도록 하고, 오후에 운동할 때는 유산소 운동의 사점을 넘을 정도의 운동부하가 필요하다. 단, 심폐의 부담과 관절에 부담이 있는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걷기 운동을 권하는데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은 노동(勞動)의 영역에 속하므로 좀 더 효과적인 걷기가 필요하다. 곧 맨발로 땅을 걷는 것과 물속을 걷는 것 그리고 등산 같은 상태가 되어야 실질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신의 피부 순환은 운동 말고도 가벼운 샤워나 목욕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 잠들기 전 샤워를 할 때는 너무 차가운 물로 하면 순간적으로 시원하지만 차가움을 느끼면 중추신경을 활성화해 도리어 빼앗긴 체온을 올리게 되므로, 시원한 정도로 하거나 오히려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체열 발산에 도움이 된다.

 

③ 넓은 공간에서 빛을 차단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라

 

여름밤 숙면을 이루기 위해서는 넓은 수면 공간 확보와 빛의 차단이다. 열대야가 되면 덥고 눅눅하고 답답함을 느끼며 좁은 방에 있으면 그 답답함이 더 가중돼 숙면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거실 쪽으로 방문을 열어 두는 것이 좋다.

 

 

어둠은 시신경과 세포에 ‘자야 한다’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여름은 낮의 길이가 긴 만큼 우리 몸이 상대적으로 어둠이 부족하므로 좀 더 많은 어둠이 필요하다. 따라서 잠들기 전 손말틀(휴대폰)을 쓸 때와 같은 빛이 조금이라도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을 없애고 암막 커튼 등을 이용해 안팎의 모든 빛을 차단하면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여름밤에는 더위와 함께 실내의 답답함, 몸의 답답함도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는 것이 잠자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숙면을 위해서는 잘 때 입는 옷과 이불이 바람의 영향과 온도변화를 완충시켜 주면서 답답함을 유도하지 않아야 하므로 삼베와 모시로 만든 제품이 여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④ 숙면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전(丹田)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여름철 수면장애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심장을 바탕으로 원활한 혈액순환을 이루어져야 한다. 심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심폐를 건강하게 하는 유산소 운동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과 우황공진단(牛黃拱辰丹)처럼 심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환약과 몸에 맞는 치료약 복용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직접적으로 수면을 도와주고 인도해주는 것은 한방의 개념인 단전(丹田)을 단련하여 단전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단전은 인체의 생체 전지라고 할 수 있으며 기운을 조절하고 증폭하는 기운의 엔진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의 활동은 단전을 중심으로 낮에는 기운(氣運)을 방전하여 활동하면서 맑은 정신을 만들고, 밤에는 숙면을 이루면서 기운을 모야 다시 충전하는 생활을 한다. 따라서 수면 상태가 부실하면 충분한 충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몸의 생체 전지의 능력과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단전(丹田)의 힘이 왕성한 어린이나 청소년은 쉽고 깊게 숙면에 들 수 있지만, 단전의 힘이 쇠하기 시작하는 중년 이후부터는 쉽고 깊은 수면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숙면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전의 정체를 풀고 단전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마(騎馬)자세와 같은 전통적인 행공과 단전호흡법을 하면 좋고, 한의학적으로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을 위한 다양한 처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