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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궁궐을 짓고 배를 만들던 소나무 황장목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8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황장목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데 전 목사 김경항은 목재상과 결탁, 제멋대로 나무를 베도록 허락하면서 전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그 죄를 논하자면 실로 극히 놀라운데 어찌 도배(徒配, 감옥에서 강제 노동을 하게 한 다음 유배를 보내는 형벌)에 그치겠습니까." 이는 《현종실록》 3권, 현종 1년(1660년) 11월 1일 기록으로 전 목사 김경항이 목재상과 결탁하여 황장목을 베도록 한 것에 대해 사헌부가 아뢴 내용입니다. 또 《세종실록》 3년(1421) 8월 24일 기록에 보면 왜구들이 배를 만들기 위한 소나무를 구하려고 조선 바닷가를 자주 침범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등 궁궐을 모두 소나무로만 지었음은 물론 소나무는 임금의 관을 짜는 데도 쓰고, 당시에 가장 중요한 수송수단인 배 만들 때도 쓴 귀한 나무였습니다. 특히 나무의 속 부분이 누런빛을 띠는 소나무를 '황장목(黃腸木)'이라 부르고 으뜸으로 쳤습니다. 또 나라에서는 '황장금표(黃腸禁標)' 등의 표식을 세워 보호하고 길렀으며, 이를 어긴 사람들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소나무를 귀하게 여긴 까닭은 나무결이 곱고 나이테 사이의 폭이 좁아서 강도가 높으며, 게다가 잘 뒤틀리지 않는 까닭입니다. 또 벌레가 먹지 않으며,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잘 견뎠기 때문이지요.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금강송(金剛松, 다른 이름 춘양목)으로 부르는 이 소나무는 백두대간을 타고 금강산에서 울진, 봉화를 거쳐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