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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기후 위기로 변해버린 우리 땅, 24절기를 보다

2023 우수출판콘텐츠로 뽑힌 사진책 《은어는 안녕하신가?》 사진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떠난 길에 눈을 만난 것은 ‘입춘’이었다. ‘경칩’에는 자작나무의 수목생장 한계선인 달래강변에서 자작나무숲에 들었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안동호에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와 만난 것은 ‘청명’이었다. 눈 쌓인 광교산에서 ‘대설’을, 지붕 없는 제주 바닷가 해녀의 집에서 ‘대한’을 맞았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 이상엽이 지나온 24절기다.

 

 

 

 

2020년 국립기상과학원이 펴낸 《우리나라 109년(1912~2020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기는 지난 30년 전과 실제로 많이 달라졌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끼면서도 무엇이 얼마만큼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절기를 마음대로 해석하며 기후변화를 애써 부정하거나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싶어합니다. 기후변화를 인정하면 정말 많은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죠. 성장보다는 지속을 선택해야 하고, 소비보다는 절약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우린 정말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상엽은 지난 30년 동안의 한반도 기후변화를 적용해서, 새롭게 바뀐 24절기를 사진으로 분류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단순히 각 절기에 맞춘 우리 땅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기록하기 위함이 아니라, 절기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환경에 대한 우리들의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였다.

 

 

 

 

카메라와 펜을 들고 오랫동안 ‘변경(邊境)’의 풍경을 담아 온 그기에,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 혹은 주목받지 못하는 주변부의 의미로서 이 땅의 24절기를 바라본 것은 자연스럽다.

 

작가는 묻는다. ‘은어는 안녕하신가?’ 하고. 우리나라에서 그 흔하던 은어도 생태계 환경 오염으로 이제 섬진강 정도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기후변화로 강의 생태계가 변하면서 더욱 보기 힘든 존재가 되었다.

 

이상엽 사진전 <은어는 안녕하신가>는 동명의 책을 중심 삼아 여는 전시로, 전시장에서 신간과 함께 책 속에 담긴 111장의 사진 가운데 24장을 전시작으로 만날 수 있다.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