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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안중근 미공개 유묵, 김정희 묵란도 경매에 나와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 경매> 경매 27일 열린다
윤형근, 박수근, 김환기 등 근현대미술 거장 주요작도 경매에 올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2월 27일 저녁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분더샵 청담에서 <제177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출품작은 모두 96벌(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110억 원이다. 국내 환수의 의미를 지닌 문화유산과 더불어 수준 높은 고미술품이 다수 경매에 오르며 김환기, 윤형근,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의 주요작 또한 이번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환수의 의미를 지닌 작품은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 추사 김정희의 <시고, 묵란도>, 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 등 세 점이다.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은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라는 내용으로 사람의 나약한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나라를 위한 자신의 마음은 변치 않으려고 했던 안 의사의 굳은 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 개인의 작품으로는 가장 많은 작품인 31점의 안 의사 유묵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등록되어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가 19억 5000만 원에 낙찰되며 안 의사 유묵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만큼 이번 출품작에도 많은 소장가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시고, 묵란도>는 추사 김정희의 시고(시의 초고)와 묵란이 한 쌍을 이루고 있다. 시고에는 난초를 그리는 일에 대한 추사의 열정과 고민이 담겨 있으며, 글보다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묵란도를 통해서는 숙달된 실력과 빠른 필력을 느낄 수 있다. 북송대 명사들이 정원에 모여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고사인물도 <서원아집도>는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 출신 화가 시산 유운홍이 그린 작품이다. 여러 궁중화 제작에 참여했던 유운홍의 세밀하고 꼼꼼한 필력이 드러나는 수작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유운홍의 작품 가운데는 이와 같은 대작이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예술성과 희소성이 모두 높은 고미술품을 이번 경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청자상감비천송하탄금인물문과형매병>은 천의를 날리며 공양하는 비천, 소나무를 중심으로 그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는 선인과 춤추는 학 등 진귀한 도상이 정교하게 시문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오목새김(음각)과 상감기법이 혼재되어 있어 전하는 예가 드문 명품이다.

 

겸재 정선의 젊은 시절 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송학도>, ‘세밀가귀’(세밀함이 가히 귀하다)라고 평가되는 고려 나전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나전국당초문사경함>, 다른 민화 대비 크기가 크고 색채가 뚜렷하게 잘 보존되어 값어치가 높은 <용호도> 역시 눈여겨볼 만한 고미술 출품작이다.

 

근현대미술 분야에서는 나라 안팎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1978년 제작된 윤형근의 <Umber-Blue>는 100호 크기의 대작으로 다색과 청색의 물감을 겹쳐 그린 두 개의 기둥 주위로 번지는 물감의 얼룩과 그 형상이 그리는 작가 고유의 ‘천지문(天地門)’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함께 출품된 김환기의 <4-XI-69 #132>는 1969년 제작된 점화다. 구성이 단순함에도 풍부하고 다양한 짜임과 리듬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점 주변에 알맞은 여백을 두고 메워낸 어스름한 빛깔은 무수한 별이 가득 차 있는 밤하늘 또는 우주 공간을 연상시킨다.

 

박수근의 <풍경>은 후면에 반도화랑 꼬리표(택)이 붙어 있어 반도화랑을 통해 판매된 작품 가운데 한 점임을 알 수 있다. 한옥과 초가집이 어우러져 향토적인 색감이 화면을 가득 채운 가운데 곡선의 선묘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국내 거장들의 작품과 더불어 앤디 워홀의 대표적인 도상 가운데 하나인 <Dollar Sign>, 그리고 야요이 쿠사마의 <Self-Portrait>, <New York> 등 지금까지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도상 작품 또한 주요 출품작이다.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 경매>의 미리보기(프리뷰) 전시는 2차에 걸쳐 이뤄진다. 1차 전시는 2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전시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다. 다만 설 당일인 10일 토요일에는 휴관한다. 2차 전시는 17일부터 경매 당일인 27일까지 분더샵 청담에서 진행된다. 분더샵 청담에서 진행되는 미리보기 전시의 경우 날마다 낮 11시부터 밤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경매는 27일 저녁 4시 분더샵 청담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