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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휴대했을 수도 있는 옛사람들의 부뚜막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3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평안북도 운산군 용호동에 있는 고분 3기 가운데 ‘궁녀의 묘’로 전해지는 네모난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쇠(철)로 만든 부뚜막이 있습니다. 크기는 길이 67.2cm, 높이 29.1cm, 너비 23cm입니다. 긴 네모꼴 한쪽에 아궁이와 솥 구멍을 마련하고, 반대쪽에 굴뚝을 붙인 모양이지요. 아궁이와 굴뚝을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점이 특징으로 이마에는 불꽃모양 무늬가 있습니다. 휴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로 사용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서 ‘부뚜막’이란 것은 아궁이 위 가마솥이 놓인 언저리에 흙과 돌을 쌓아 편평하게 만들어, 솥에서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을 두거나 간단한 음식 재료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아궁이는 불을 때기 위하여 만든 구멍이기에 아궁이는 부뚜막 일부로 봐야 합니다. 보통 부뚜막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지만, 전남지역에서는 ‘부수막’, ‘부숭’, 제주도에서는 ‘솟덕’으로 부르며, ‘화덕(火德)’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는데 이는 중국어에서 빌려 온 말이며, ‘노지(爐址)’라는 말은 일본어에서 들어온 것입니다.

 

부뚜막이나 아궁이는 유구나 유물로 확인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는 3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황해도 봉산면 양동리 5호 벽돌무덤에서 출토된 껴묻거리(부장품)도 있습니다. 이 유물은 네모반듯한 모양의 아궁이에 굴뚝이 있으며 위에 2~3개의 둥근 구멍이 뚫려 있고 가마 모형의 그릇모형이 놓여있어 부엌 아궁이의 모습을 실감 나게 묘사했지요. 참고로 옛사람들은 부엌에 집주인의 잘잘못을 낱낱이 기록한 뒤 하늘에 올라 옥황상제에게 고자질하는 조왕신(竈王神)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의 조왕신이 여성으로 표현되는데 견주어 중국은 남성으로 표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