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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국경일 승격' 이번엔 될 것인가?

'한글날 국경일 승격' 이번엔 될 것인가? 13일,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 간담회 열려 ▲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의 간담회 모습 한국과 우리 겨레를 대표하는 것을 꼽으라면 한복, 풍물굿, 판소리, 소나무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가장 먼저 이야기될 것이 한글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한글은 우리나라를 우리 겨레를 상징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라 하겠다. 이 한글날은 1949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으나 1990년 한가위 연휴가 하루 늘면서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법정 공휴일에서 빠졌다. 그렇게 소외된 지 벌써 15년이 되었다. 2000년 2월 5일에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운동에 나서게 된 것을 필두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의 원상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특히 국회 차원에서도 큰 노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7월 15일에도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대표 등 여야 의원 67명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자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중 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한나라당과 행정자치부의 반대 속에 무산된 적이 있다. 그런 한글날 국경일 승격 운동이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 추진위원회 위원장(한국 YMCA 명예총무) 오리 전택부 선생의 "나는 죽어도 한이 없으니 한글날은 살려 주소"라는 호소에 이제는 답을 줄 것인가? 좀 더 젊고, 좀 더 개혁적인 의원들이 새로 국회에 들어온 17대 국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13일 12시 국화 앞의 한 한정식 집에선 국회 안의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이하 의원모임) 대표들과 한글단체 대표들 간의 간담회가 있었다. 그 자리엔 의원모임 대표 신기남 의원과 정두언 한나라당 간사, 노회찬 민주노동당 간사, 손봉숙 민주당 간사, 노현송 열린우리당 행정자치위원이 참석했다. 또 한글단체에선 김계곤 한글학회 회장, 이상보 한글단체모두모임 회장, 김석득 외솔회 회장, 김수업 전 대구가톨릭대 총장 등 10여명이 참석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의 간담회 모습 (참석 국회의원들) 먼저 신기남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글날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국민의 뜻은 명확하다. 그런데도 아직 한글날 국경일 승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야 말로 각 당의 간사 의원들을 포함해서 많은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이루어내고야 말 것이란 믿음을 갖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원모임은 한글날 국경일 승격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소중한 자산인 한글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보급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라며 "물론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담보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 2건(신기남의원, 이규택 의원 대표발의)이 행자위에 계류 중인데 6월중 심의 통과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글 시민단체 지원, 국회배지, 법안, 문서 작성 시 한글전용 등 국회 내 한글 사용 확대, 한글관련 통합 누리집 구축, 한글디자인 개발, 보급 등 한글아름답게 쓰기 운동 등 전개, 우리말 감시단 활동 지원, 한글공인시험 도입 검토, 해외 한국문화원의 한글교육 확대, 외국의 한글교사 지원활동, 문자 없는 국가에 한글 보급 활동, 남북 체육용어 단일화 활동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보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회장은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위해 적극 노력해주시는 의원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며 "그동안 매우 어려운 과정 속에서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이번에야말로 그 대업을 이루어 내리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간사는 한 참석자가 예전에 한나라당이 한글날 국경일 승격에 반대했었다고 지적하자 "예전엔 한나라당이 여당인 줄 착각했었나 보다"며 "하지만 이번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며 이번에야말로 이 법률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폭소와 함께 박수를 받았다. 손봉숙 민주당 간사는 한 참석자가 여성의원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한 것에 "여성의원들은 내게 맡겨 달라"고 다짐했다. 또 노현송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은 "내일 행자위에 상정되는 법안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어 노회찬 민주노동당 간사는 "그럼 법사위 통과는 내 몫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마무리를 했지만 결과는 아무도 낙관하지 못했다. 특히 한글단체 대표들은 아직도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와 경제계의 반대가 여전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 한글 세계화 추진 의원모임과 한글단체간의 간담회 모습 (참석 한글단체 인사들) 사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보아도 이러한 우려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검토보고서에는 "현행 규정상 모든 국경일은 공휴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한글날을 추가하여 국경일로 지정할 경우 공휴일이 증가되는 문제와 관련하여 향후 주 5일 근무제 및 공휴일 축소 논의 등과 병행하여 검토되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됨"이라고 되어 있다. 예전의 행정자치부 반대의견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행자부나 재계나 국회 전문위원들의 국가관이 의심스러우며, 우리 겨레의 큰 자랑인 한글을 그렇게 홀대해도 괜찮은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국의 공휴일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다고 하며, 공휴일을 더 늘리면 마치 경제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그럼 공휴일 때문에 외환위기가 왔다고 할 것이냐? 또 주 5일 근무제 시행 뒤에 기업이 어려워졌느냐?"며 반대론자들의 허구성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 신기남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70% 내외로 압도적이란 점에서 그 당위성은 분명하며, 일단 법률을 통과시켜 국경일 승격의 명분을 살린 다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휴일은 그 다음에 논의해도 괜찮다"며 "한글날이야말로 그 어떤 국경일에 비해서도 절대 못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날과의 조정도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이밖에 참석자들은 "우리 민족의 으뜸 자랑은 한글이다. 그래서 한글은 싸워서라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전엔 국토가 얼마나 넓은지에 따라 강대국이 되었지만 현대는 말글의 사용인구가 얼마냐에 따라 판가름 나는 시대이다. 따라서 우리 한글을 세계가 쓰도록 발전시키는 것만이 우리나라의 살 길이다", "IT화에 가장 걸 맞는 한글은 현대세계에 최고의 글자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자긍심을 잃는 것은 어리석은 이리다" 등의 말을 했다. 14일은 '국경일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이 국회 행정자치위에 상정 된다고 한다. 이제 다시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기 위한 본 경기가 시작되는데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의 활약을 한글단체 관계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국민들의 오랜 숙원인 '한글날 국경일 승격'이 이번에는 이루어질 것인가? 올 한글날은 국경일이 되어 온 국민이 기뻐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날이 될 것인가? 이대로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사무총장은 "이 일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결코 남의 아닐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나서서 '한글날 국경일'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2005-06-14 ⓒ 2005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