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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슬림 휘트먼(Slim Whitman) ‘로키 산에 봄이 오면’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35] “시골 정취 표현 최고” 호평

[한국문화신문 = 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오늘 날 전 세계의 대중음악은 대부분 미국의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다. 문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속성을 지니는데, 여기서 높은 곳낮은 곳은 문화의 우수성 외에도 국력을 포함하기도 한다. 

고대 로마인들은 무력으로 그리스를 지배했지만, 우수한 그리스 문화만큼은 흠모하여 앞 다투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제국 전역에 전파하여 찬란한 꽃을 피우게 했다. 그리스문화의 우수성과 로마제국의 국력이 이루어낸 합작품이다. 

한편 동아시아에서는 중국문화가 높은 곳역할을 했다. 한자문화권을 포함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중국문화의 짙은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국력이 막강했음에도 자기네 문화를 전파하지 못한 나라가 있다. 

몽골제국은 인류역사상 가장 광대한 대제국을 건설하였지만 변변한 문화를 지니지 못해 전파는 고사하고 오히려 지배지의 문화에 흡수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별로 뛰어 나지는 못하지만 국력 덕택에 세계를 휩쓸고 있는 문화가 있으니 바로 미국문화이다. 특히, 영화와 대중음악이 본보기로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는 로큰롤이 기폭제 역할을 하였는데, 일부를 제외한 거개의 대중음악이 로큰롤의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 로큰롤은 어떻게 하여 생겨난 음악일까? 이미 알려진 대로 미국의 초기 이민자들은 서유럽 출신들이다. 이들 가운데 도시적응에 실패한 사람들은 아팰레치아산 기슭으로 스며들어 보금자리를 꾸몄다. 

그들은 가끔 한자리에 모여 고향에서 가져온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 음악을 마운틴뮤직이라 했다. 마운틴뮤직이 여러 단계를 거쳐 컨트리로 발전하고 컨트리가 훗날 로커빌리가 되는데, 로커빌리가 블루스의 자손인 리듬 앤 블루스와 결합하여 로큰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블루스의 뿌리는 아프리카로 흑인노예들의 영가(靈歌)와 노동요가 발전한 것이다. 

   
▲ 슬림 휘트먼 음반 표지
로키 산에 봄이 오면
나 그대에게 돌아가리오
산 속의 작은 내님
귀엽고 파란 눈의 아가씨
다시금 사랑한다고 말할 테요
새들이 온 종일 지저귀는
로키 산에 봄이 오면

                  - 록키 산에 봄이 오면 

오늘은 컨트리의 한 장르인 웨스턴요들의 대가 슬림 휘트먼의 ‘When It’s spring time in the Rockies’를 감상하며 새봄 내음을 맡아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요들송하면 흔히 스위스요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들은 스위스뿐 아니라 알프스 인근국가와 북유럽 국가의 요들도 전해져온다. 웨스턴요들은 유럽의 여러 요들에 미국적 요소가 가미되어 생겨났다. 컨트리뮤직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 이전에 그 장르를 요들이라 불렀던 시절도 있었을 만큼 컨트리뮤직의 밑거름이 되었다. 

슬림 휘트먼은 192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어났다. 컨트리 가수 가운데서도 시골의 정취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을 얻었다. 1948년에 데뷔하여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고 2013년 영면에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후라이 보이곽규석이 슬림 휘트먼의 영향을 받아, 8군 쇼 무대에서 휘트먼의 노래를 자주 부르며 웨스턴요들의 보급에 힘썼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