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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톰 존스 ‘Keep on running’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39] 야외전축 최고의 인기스타

[한국문화신문 = 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소풍을 가면 요즘 학생들이야 슬기전화(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가겠지만, 소위 70,80세대들은 한 반에 두 세 명 정도는 휴대용 전축(야외전축)을 들고 소풍을 갔다. 소풍장소에 도착하면 선생님의 눈을 피해 적당히 으슥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걸 틀어놓고는 트위스트며 고고 춤을 신나게 춰댔다. 

교복바지에 천을 잇대어 나팔바지를 만들어 입고 엘비스 프레슬리 흉내도 내보고,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으며 톰 존스를 베끼기도 했다. 흩날릴 머리카락도 없는 빡빡머리를 정신없이 흔들며 소울 춤도 추고 개다리 춤도 추며 억눌린 젊음의 욕구를 발산해냈다.
 
그 당시 통기타, 청바지, 생맥주를 청년문화의 3대요소라 불렀지만 그건 유감천만의 말씀이다. 어느 통기타가수가 야간업소에서 별 뜻 없이 던진 한마디가 유행어가 되고 말았는데, 야외전축을 뺀다는 것이 어디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기억해 보라! 프라우드 메리, 버닝 러브, 슈가 슈가, 디지, 필링 소 굿, 인디언 보호구역.
기억만으로도 마음이 아련해오고 기분 좋아지는 노래제목이 아닌가.
 
그 시절 야외전축은 청년문화의 최우선 순위의 필수품이었다. 그 야외전축 나비효과가 음악다방의 전성기를 불러왔고 나아가서는 라디오와 DJ의 황금기를 유도했다. 오늘은 야외전축 최고의 인기스타 톰 존스를 추억해본다.
 
‘Keep on running’중단 없는 전진이라는 당시의 국가슬로건과 맞아 떨어져서 최고 통치자가 좋아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 톰 존스의 음반 표지
그대로 달아나서 숨어봐요
어느 멋진 날 당신이
나를 이해하게 될 때
나는 당신의 남자가 될 테야
계속 달아나서 내 품을 벗어나 봐요
어느 멋진 날 당신이
나를 이해하게 될 때
나는 당신의 남자가 될 테야
모두들 나를 나쁘게 얘기하지
그게 날 아주 기분 나쁘게 해
모두들 나를 비웃지
그게 날 아주 기분 나쁘게 해
하지만 어느 멋진 날
당신이 나를 이해하게 될 때
나는 당신의 남자가 될 테야
 
톰 존스는 1940년 토머스 존스 우드워드라는 이름으로 웨일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목청이 크기로 유명했는데 실제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진다.
 
중학생 때 합창부에서 활동 했는데 토머스가 마음 놓고 소리를 지르면 교실 유리가 깨어졌다 한다. 토머스는 자신의 소질을 살리기 위해 가수가 되기로 하고 우선 고향 인근의 밤업소에서 입문했다. 그러던 중 일류 프로듀서가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런던으로 스카우트했다.
 
그때가 1963년으로 당시 영국에선 톰 존스라는 제목의 영화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대지주 집안의 아들 주인공 톰 존스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화려한 여성편력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토머스의 이미지와 톰 존스의 캐릭터가 절묘하게 부합되어, 톰 존스라는 예명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세계정상의 가수가 되었다.
 
톰 존스가 무대에 오를 땐 셔츠단추를 세 개 쯤 풀고 올라가는 게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단추 하나를 풀면 지성, 두 개를 풀면 야성, 셋을 풀면 실성이라는 우스개가 유행했었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