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인간관계는 삶의 동력이기도 하지만 또한 피로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잣대로 자신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과 피곤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당신, 지금 한 번쯤 멈춰 서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성찰로 많은 독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 김재식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인간관계의 깨달음, 자존감, 인생의 고통을 이겨내자는 응원, 소소한 행복을 찾는 방법 등을 시로, 일기로, 때로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로 전하고 있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지금 느끼는 혼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힘든 심신을 다독이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공감’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라는 인식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모두가 ‘그래, 당신 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자기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스스로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힘을 믿고, 내 마음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길목 - 하영순 일 년 24절기 중 동지 지나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길목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 비라도 쏟아 졌으면 겨울 가음이라도 해갈하련만 날씨만 우중충하다 수은주는 내려가고 서민의 고뇌는 높아만 간다. 냉기류는 정가나 재계나 풀릴 기미가 없다 뭐가 그리도 원한이 많아 칼을 가는지 얼어붙은 이 땅에 봄은 언제 오려는지 꽁꽁 언 얼음장 밑에도 물은 흘러만 간다.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길목 어제는 24절기 가운데 스물셋째인 소한(小寒)으로 한겨울 추위 가운데 혹독하기로 소문난 날이었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든가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소한 추위는 꿔다가도 한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라는 말처럼 소한 추위는 예부터 대단했다. 예전 사람들은 매서운 추위가 오면 땔감이나 옷이 변변치 않았기에 견디기 참 어려웠고 동사(凍死) 곧 얼어 죽는 사람도 있었다. 이때쯤이면 추위가 절정에 달했는데 아침에 세수하고 방에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당기면 손에 문고리가 짝 달라붙어 손이 찢어지는 듯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뿐만 아니다. 저녁에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임금이 승하한 뒤, 첫째 아들인 왕세자가 즉위한다.’ 얼핏 보아 당연한 듯 보이는 이 명제는 실현되지 못한 적이 훨씬 많았다. 조선 역사에서 임금이 승하한 뒤, 적장자로 왕위를 계승한 왕세자는 겨우 일곱 명에 불과했다. 조선왕조 스물일곱 명의 임금 가운데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순종만 적자이자 장자로 왕위를 계승했으며 그나마 요절하지 않고 꽤 오랜 기간 정사를 제대로 펼친 임금은 현종과 숙종뿐이었다. 웬만한 기업에서도 ‘가업 승계’와 ‘후계자 양성’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한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 봉건시대에 ‘왕세자 책봉’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서자 출신 왕자들만 많거나, 서자 출신 왕자조차 거의 없거나, 적자 왕자는 있으나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왕통을 잇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전문 역사 연구자의 길을 걸은 지은이 이준호는 임금이 되지 못한 왕자들의 비극적인 인생을 한 권의 책, 《비운의 조선 프린스》에 담았다. 물론 임금이 되지 못한 왕세자 가운데서도 천수를 누리며 잘 살다 간 이가 더러 있지만, 겉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얼굴을 감추고 싶다 - 허홍구 철없고 겁 없던 시절 모자라는지도 모르고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마구 쏟아 놓은 말과 글 여물지 못한 저 쭉정이와 가볍게 휩쓸리는 껍데기 이제 지워 버릴 수도 없고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다 건방 떨던 못난 짓거리 아직도 이리저리 흩어져 죽지도 않고 돌아다닌다. 어이쿠, 부끄러워라 부끄러운 흔적 어찌 지울까요 하느님, 부처님, 독자님 정말 제가 잘못했습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로 시작되는 유명한 시 <사슴>의 시인 노천명은 인터넷에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되어 있다. 노천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청년들의 적극적인 전쟁 참여를 권유하는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출정하는 동생에게’, ‘병정’ 등을 발표하고, 친일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朝鮮臨戰報國團) 산하 부인대(婦人隊) 간사를 맡을 정도로 친일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천명에게는 웃지 못할 일화가 따라다닌다. 그것은 광복 직전인 1945년 2월 25일 펴낸 시집 《창변(窓邊)》에 관한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빈약한 증거를 모으기 위해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나를 도와 달라고! 다음 타깃은 당신일지도 모른다고. 나와 다른 사람, 그리고 그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러해야 한다고. 비슷한 피해자 두 분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회사를 관두셨던 분도 소문을 듣고 기꺼이 가지고 있던 성희롱의 증거들을 보내 주셨다.” -2022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서울위드유상) 수상작 ’다음 사람‘- 서울시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이하 ‘위드유센터’)는 2022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수상 작품집 <여전히 일하고 있을, 일하며 싸우고 있을>을 발간하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사례와 대응 방안 등을 소개했다. 사회초년생의 성희롱 피해로 인한 퇴사사례가 많았다.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에도, 계약직 등 취약한 위치에 있는 근로자는 성희롱 신고 후 계약 만료나 해고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례들이 담겼다. 이에 반해, 성희롱 피해를 겪은 피해자들이 퇴사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었던 사례에서는 ‘조직구성원의 연대’, ‘조직 차원의 대응’이 도움이 되었고, 특히 규모가 큰 조직인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전 국민이 책장에 한 권쯤 가지고 있을 법한 국민 베스트셀러다. 다들 주말에 시간은 많아졌으나 어디로 가야 좋을지 잘 모르던 시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답사’라는 새로운 즐길거리를 열어주었다. 다들 별 관심이 없던 문화유산에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우리나라 곳곳에 참 보물 같은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책이 좀 두껍다. 아마 책장 한 편에 꽂아두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이는 드물 것 같다. 관심 가는 지역을 사 보았더라도 조금씩 발췌독하다 상당한 분량에 눌려 슬그머니 책을 놓았을 수도 있다. 만화로 보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더없이 반가운 까닭이다. 《만화 문화유산 답사기》는 그 제목처럼, 유홍준 원작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누구나 쉽게 만화로 접할 수 있도록 각색한 책이다. 물론 기존의 내용을 모두 담아내진 못했다고 해도, 각 지역의 핵심 문화유산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책의 묘미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참신한 관점도 잘 담겨있어 일거양득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4편, ‘경주’에서도 그런 관점이 잘 녹아있다.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심각한 외로움의 시대. 이 외로움이 사회구조적 문제라면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위로를 찾아야 하는가. 저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물리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단절되고 이로 인해 외로움이 확산되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말한다. ‘혼자 되어 쓸쓸한’ 감정인 외로움은 정신적 · 신체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고, 국가는 사회적 고독을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 더 이상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배제와 단절의 문제가 되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국가와 시민, 개인과 개인의 유대가 무너져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치적인 극단주의를 초래하는 등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을 일으켜 사회통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비대면 시스템의 확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람 간의 관계는 스마트폰에 고립되어 있다. 우리는 ‘늘 함께 있지만 늘 혼자’ 인 상태에 머무른다. 저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공동체를 부활하고 현실 관계를 지향하라고 처방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서로에 대해 관심을 두고 돌봄과 온정으로 따뜻한 위로를 나눈다면 ‘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은진미륵불 - 한하운 비원에 우는 사람들이 진정소발(眞情所發)을 천년 세월에 걸쳐 열도(熱禱)하였건만 미륵불은 도시 무뚝뚝 청안(靑眼)으로 세월도 세상도 운명도 그렇게만 아득히 눈짓하여 생각하여도 생각하여도 아 그 마음 푸른 하늘과 같은 마음 돌과 같은 마음 불구한 기립(起立) 스핑크스로 세월도 세상도 운명도 집착을 영영 끊고 영원히 불토(佛土)를 그렇게만 지키는 것인가. 오늘은 성탄절 전날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로 세상에 오시는 크리스마스이브다.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부유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지만 헐벗고 고통받는 사람이 있고 그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원할 구세주 사상도 있다. 서양에 구세주 신앙이 있다면 우리에겐 미륵신앙이 있었다.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사는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것과 말세인 세상을 구하러 미륵이 오시기를 바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기독교 신앙의 천국에 가는 것과 구세주를 맞이하는 것에 견줄 수 있다. 특히 미륵사상이 있었던 우리나라 바닷가에는 미륵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던 매향의식(埋香儀式)이 있었고, 그 표식인 매향비(埋香碑)가 곳곳에 서 있다. 그 매향비들은 1309년(충선왕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나이 불문, 시대 불문, 인생의 불안을 다독여 주는 최고의 고전 『논어』. 이 책의 저자인 판덩은 이 시대에 술술 읽힐 수 있는 논어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현대인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논어는 간단한 문장이지만 여러 가지 뜻이 담겨있어 해석의 방향이 다양하다. 마치 우리의 삶과 같으며, 삶의 문제와 고난은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벅차고 고통스럽다. 저자는 공자의 지혜를 빌려 인생의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논어의 해석은 지나치게 어려울 때가 많다. 저자는 쉽고 올바른 논어 읽기에 중점을 두고 논어를 해석했다. 그를 통해 공자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정하고 친근한 존재이며,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군자였음을 알 수 있었다. 삶의 어려움을 느끼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초조하고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내 마음에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옛사람이 살던 집. 그곳엔 특별한 정취가 어린다. 때로는 집주인의 인품이, 때로는 집주인의 인생역정이, 때로는 집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물씬 배는 것이 옛집이다. 그곳에 살던 사람은 떠났어도, 집은 그 자리에 남아 주인의 인생을 묵묵히 보여준다. 박광희가 쓴 책, 《옛 사람의 집》은 대원군, 기대승, 조식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조선 최고 지식인과 권력자 11인의 삶과 영욕을 그들이 살았던 ‘집’을 통해 조명한 책이다. 다들 사극이나 역사책에서 한 번쯤 접했을 인물이지만, 그들이 살다 간 ‘집’이 주목을 받은 적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 비록 지은이가 스스로 서문에 밝혔듯 백성보다 조금 더 가지고 누렸던 사회적 지배 계층의 공간에 치우쳐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당대 최고 지성들의 삶과 생각을 집을 통해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에 소개된 집은 하나같이 쟁쟁하다. 덕혜옹주가 살다 간 창덕궁 낙선재, 흥선대원군의 운현궁, 추사 김정희의 추사고택, 정약용의 여유당과 다산초당, 기대승의 애일당, 이내번의 선교장, 양산보의 소쇄원, 남명 조식의 산천재, 명재 윤증 고택, 맹사성과 맹씨행단, 정여창 일두고택 등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