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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 양반, 내 주름을 지우지 마세요!

[정운복의 아침시평 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요즘 대리출석에 몸서리를 앓던 대학에서는

급기야 출석부에 사진을 붙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붙이고 나서도 교수와 여학생간의 줄다리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이 사진이 네가 맞아??" 교수는 의심으로 불행하고 학생은 억울함으로 불행합니다.

이 모두가 디지털 기기가 지나치게 발달하여

사진 편집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은 결과로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 마니냐를 아시나요?

그녀는 만년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기 전에 사진사에게 조용히 부탁하지요.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

사진사가 그 이유를 묻자 마니냐는 대답합니다.

"그걸 얻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영상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외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실제로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하여 소득이 더 많다는 보고도 있으니 말입니다. 요즘 골목골목마다 미용실이 성업 중입니다. 외모를 가꾸기 위한 노력이 미용사의 수입으로 직결되니 말이지요.

 

미스코리아 경연을 마치고 수상대에 선 미인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는

미용사 원장에 대한 감사의 말이고 보면

외적 미모의 아름다움 뒤에는

자금을 투자하여 예뻐지려는 인간의 노력이 있음을 쉬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모를 가꾸는 것은 미용사가 해 줄 수는 있어도

내면을 가꾸는 것은 결코 남이 대신 해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린 거울을 보며 외모를 가꾸는데 함몰되어 살아가기도 합니다.

각종 피어싱이나 화장으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기대하기도 하며

얼굴에 국한하여 약점을 감추고 장점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내면을 더불어 가꾸는데 있습니다.

지금 책꽂이를 보세요..

시집이 열권 이상 꽂혀있지 않거나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는 고전이 열권이 채 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러한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면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데 소홀했음을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말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한다."

외연과 내연을 함께 가꾸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것이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외연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멋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오드리 헵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젊은 시절 로마의 휴일이 아니라

주름진 얼굴이지만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그들과 아픔을 같이하고 있는 노년의 모습이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