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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이지렁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이지렁/(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지렁

[뜻]능청맞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체하는 꼴(천연스런 태도)

[보기월]하지만 제 아무리 이지렁을 부려도 찍힌 움직그림(동영상)을 보고는 아니라고 하지 못 할 테니까요.

 

지난 닷날(금요일)은 앞낮(오전)에 배곳(학교)에서 마련하는 닦음(연수)도 하나 있고 쓰레기 가려 버리기(분리수거)도 해야 해서 아침부터 마음이 쓰였습니다. 해야 할 일이 몰리면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바빠져서 저도 모르게 빨리 움직이게 됩니다.

 

마을배곳(학교) 바람종이(신청서) 마무리를 해야 해서 더 바쁘게 다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닦음(연수)에는 자리를 함께하지 못 하고 쓰레기 가려 버리기는 같이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해 놓은 것을 모아 보니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것들도 있어 일을 하시는 분께 좀 부끄러웠습니다.

 

뒤낮(오후)에는 가르침길 되짜기(교육과정 재구성) 열매를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다 갖춰지지 않아서 뒤로 미루었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서로 머리를 맞대어 마련해 놓은 게 있으니 좀 더 고치고 채운다면 즐거운 배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이들은 봄말미(봄방학)이지만 제가 거의 날마다 배곳(학교)에 나가고 있어 바깥 구경을 할 겨를이 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봄 구경을 갔습니다.

 

멀리 갈 수가 없어 가까운 곳으로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는 구경도 했습니다. 자잘먼지(미세먼지) 때문에 바깥 나들이를 하기에 좋지 않다고 해도 많은 분들이 나오셨더군요. 낮에는 겉옷을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춥고 해서 옷 입는 게 마음이 쓰였습니다.

 

밝날(일요일) 아침에 저희가 잠을 잔 집에 온 손님 가운데 수레(차)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안팎에서 찍고 있는 찍그림(동영상)을 보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가 나쁜 마음을 먹고 수레(차)를 몰고 갔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이지렁을 부려도 찍힌 움직그림(동영상)을 보고는 아니라고 하지 못 할 테니까요. 저희가 가기로 미리 잡아 둔 곳이 있어서 일 열매(결과)를 끝까지 못 보고 왔지만 일이 잘 풀리기를 마음으로 빌어 드렸습니다.

 

따지고 보면 꼬박 하루 남짓한 때새(시간)였지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봄맞이 나들이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이지렁을 떨따/부리다/피우다’ 와 같이 쓰며 이 말과 걸리는 말에 ‘야지랑’이 있는데 ‘얄밉도록 능청스럽고 겉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체 하는 꼴(태도)’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잘못을 하고도 아이는 능청스럽게 이지렁을 피우고 있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녀는 불리한 상황이면 이지렁을 떨며 모면하려고 한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2해 들봄달 스무하루 낫날(2019년 2월 21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