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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일매지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매지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매지다

[뜻]모두(죄) 다 고르고 가지런하다

[보기월]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 일매지긴 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다섯 뜸(반) 아이들 배움을 돕고 바로 이어서 맞봄꼲기(면접심사)를 하고 오니 저를 찾는 기별이 왔습니다. 진주교육지원청 마을배곳(학교) 일을 맡으신 두 분께서 도움 말씀을 해 주러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기로 했었는데 다른 마을배곳에 갔다 오시는 길에 들렀다 가려고 여러 찰(차례) 기별을 하셨는데 제가 받지를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아침부터 말틀(전화기) 볼 겨를이 없었다는 참일(사실)을 말씀드렸지만 오래 기다리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앞생각(계획)만 보고 들말마을배곳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잘 알 수 없었는데 제 말씀을 듣고 알아차리셨다고 하셨습니다. 쓸 돈을 깎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기뻤습니다. 생각한 대로 잘 꾸릴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엿날(토요일) 마침배곳(대학원) 배움을 돕고 큰아이가 다니는 배곳에서 열린 가르침길 길잡이(교육과정 설명회)에 갔었습니다. 오랜 때새(시간) 풀이 말씀을 들어도 환하지 않은 한배곳(대학) 가는 길은 참 멀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서른 해가 넘도록 크게 달라지지 않은 그 길은 무슨 까닭으로 그리 단단하기만 한 걸까요? 아이들 앞길에 걸림돌인 것만 같아 마음은 더 답답했습니다.

 

자리를 함께하신 어머니들과 나누는 말씀을 들으니 많은 아이들이 길을 헤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득하기만 한 제 앞길을 헤쳐 나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데 그걸 보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속을 썩인다고 하니 마주이야기(대화)가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저 믿고 지켜봐 주는 것 말고 어버이가 따로 할 게 없을 것 같았습니다.

 

밝날(일요일)은 모자란 잠을 좀 채워 잤습니다. 저절로 눈이 뜨질 때까지 자고 일어나 아침밥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늦고 낮밥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른 밥을 먹었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몇 가지 집안일을 챙기고 나서 배곳(학교)에 갔습니다.

 

배곳 둘레를 따라 걸어가면서 냉이꽃, 별꽃, 봄까지꽃, 광대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울타리 가에 심어 놓은 개나리도 예쁘게 피어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요. 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 일매지긴 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이에 더 심든지 거름을 좀 하든지 해서 우거지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쉬는 날이라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당에는 노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했고 안에도 일을 하러 오신 분들이 저 말고도 몇 분 더 있었습니다. 쉬는 날이지만 그렇게 와서 한 가지라도 일을 줄여 놓으면 그만큼 나머지 날을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쉬는 날도 푹 쉬지 못하고 와서 일을 하는 걸 보니 제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 동네 아이들은 일매지게 작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학생들이 교복을 일매지게 입었다.(표준국어대사전)

-대창은 모두 한 솜씨로 맞춰 깎은 듯이 길이와 모양새가 일매졌다.(송기숙, 녹두장군)

 

4352해 온봄달 열여드레 한날(2019년 3월 18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