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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4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4-거죽, 민물, 해뜨기, 해지기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셈본 4-2’의 44쪽, 4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4쪽 여섯째 줄,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나오며 열넷째 줄에도 되풀이해서 나오는 “들이는 얼마가 되겠느냐?”는 물음이 새롭게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들이는 몇 mL입니까?”로 묻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쪽이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물음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아 저는 좋았습니다.

 

열째 줄에 ‘거죽’이 나옵니다. 요즘에는 ‘표면’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표면’, ‘외면’, ‘겉면’과 비슷한 말이므로 이와 같은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줄에 ‘민물’이 나옵니다. ‘바닷물’과 맞서는 말로서 ‘민물’은 소금기(염분)없는 물이라는 뜻입니다. 무늬가 없는 것을 ‘민무늬’라고 하고 소매가 없는 옷을 ‘민소매’라고 하는 것을떠올려 보시면 얼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나시’ 또는 ‘소데나시’라는 말을 쓰는 분들을 가끔 보는데 ‘민소매’라는 말을 써 주시길 바랍니다.

 

45쪽 열한째 줄에 ‘창호네들’이 나옵니다. ‘-네들’은 말모이(사전)에도 나오지 않지만 배움책(교과서)에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말이 얼마나 쓰였으며 요즘에는 왜 쓰이지 않는지 톺아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3쪽 열넷 줄에 ‘해뜨기’와 ‘해지기’가 나옵니다. 이 말도 처음 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해돋이’와 ‘해넘이’라는 말이 익어서 낯설기도 할 것입니다. 말모이(사전)에 ‘해뜨기’를 찾으면 ‘해돋이’와 같은 말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해치기’를 찾으면 ‘일몰(해가 짐)의 북한어’라고 나옵니다. 제가 보여 드리는 배움책이 북한 배움책이 아니라는 것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우리가 썼던 배움책에서도 이렇게 썼던 말인데 왜 ‘북한어’라고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라는 말은 어린 아이들도 다 아는 말이라 아이들한테는 ‘해뜨기’, ‘해지기’가 ‘해돋이’, ‘해넘이’보다 더 쉽게 느껴지지 싶기도 합니다.

 

‘해지기’도 앞서 본 ‘해뜨기’처럼 ‘해지기’도 ‘해넘이’와 같은 말이라고 풀이를 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말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캐낸 쉬운 말이 하나씩 하나씩 모여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4352해 들여름달 스무이틀 삿날 (2019년 5월 22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