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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에 남겨진 조선의 흔적

[맛있는 일본이야기 49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큐슈 남부 가고시마(鹿兒島)의 명물로 ‘고려떡(高麗餠)’이란 게 있다. 고려떡을 이곳에서는 고레모찌(鹿兒島餠)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고레’ 란 고려를 뜻하고 ‘모찌’는 떡을 뜻한다. 일본에서 ‘고려(高麗)’는 ‘고구려’를 뜻하거나 삼국 이후의 나라였던 ‘고려’를 뜻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곳에 고려떡이 있는 것일까?

 

가고시마의 고려떡은 이 지역 명물로 오래된 집은 300년 이상 된 가게도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카시야(明石屋) 고려떡집이다 “사츠마의 나에시로가와라는 곳에는 정유재란 때 시마즈가와 더불어 도공들이 300년간 전통을 지키면서 도기를 굽고 있던 곳이다. 고려떡은 팥가루와 쌀가루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신에게 바치는 공물(供物)용 떡으로 다뤄져 왔으나 지금은 가고시마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아뿔싸! 정유재란 때 끌려갔던 조선인들로부터 유래한 떡이 아니던가? ”아카시야(明石屋) 고려떡집은 창업한지 160년을 넘는 가게로 초기의 맛과 디자인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누리집에 적혀 있다. 또 누리집에 따르면 ”고려떡은 기존 떡과 질부터 다르며 카스테라와 닮았으나 카스테라 맛도 아닌 독창적인 맛이다.“라고 고려떡을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카스테라를 닮았다고 하는 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쉬운 말로 한국의 떡 가운데 증편이란 것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맛이다. 정유재란 때 포로로 끌려가서 일본땅에 살면서도 자신의 먹거리 문화를 버리지 않고 이어가는 일은 신선하다.

 

이뿐만이 아니라 가고시마현의 현청 소재지인 가고시마에는 고라이마치(町)라는 마을이 있으며, 곳곳에는 고라이하시(高麗橋)도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고려’는 조선땅을 말하는 것으로 정유재란 때 잡혀간 한국인들이 모여 집을 짓고 다리를 놓고 떡을 만들어 먹으며 공동체를 유지해 왔던 것이 유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