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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강은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4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가끔 계곡을 따라 하산할 때가 있습니다.

산이 얼마나 많은 물을 품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하산 때 반드시 조금씩 수량이 늘어나는 시냇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돌돌돌 흐르는 물가에 서면 풋풋한 생명의 기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중국 서부 지역엔 황량하고 거친 고비 사막이 있습니다.

그 고비 사막 한 가운데를 한줄기 강이 짙은 황토 빛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그 강 양쪽에 초록의 푸름이 두 줄기 선으로 길게 이어지지요.

강을 따라 나무가 자라고, 강을 따라 생명이 살아 숨 쉬고

강을 따라 도시와 마을이 형성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에 강우량이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여름엔 강물이 흐르다가 가을 이후 마르는 것을 건천이라고 합니다.

이 건천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엔 나무나 풀들이 우거질 수 없지요.

 

 

강은 홀로 흐르지 않습니다.

그 안에 온갖 생명을 보듬어 키우고 오염을 정화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나관중은 삼국지연의를 지으면서 첫 구절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도 장강은 유유히 흐른다."

장강이란 양쯔강을 의미하는데요. 강처럼 역사도 유유히 흐른다는 말씀을 하고 싶은 게지요.

어찌되었던 강은 굽이치고 휘어지며 느릿느릿하더라도

결코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살되 끊임없이 흐르는 강을 보면서 꾸준함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깊은 강은 소리가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