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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고려청자 주전자를 통해본 한민족의 예술적감각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요즈음 한국문화가 다양한 방면에서 세계적으로 화려하게 꽃피고 있다. K-POP으로 시작된 한류는 드라마, 영화, 패션, 화장품, 음식 등 한국인이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서 환영받고 있다. 100년 전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선조들이 오늘 다시 태어나서 본다면 천지개벽이라도 된 듯, 아니면 별천지에 온 듯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 현재 한국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이 이룩하였던 옛 문화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 오늘의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것은 어쩌면 우리 내면에 고이 고이 쌓여 내재된 유전자적 능력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나듯 시기가 잘 맞아서 이렇게 발현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보는 고려청자 주전자들은 중국의 송나라 시대와 같은 시기의 작품들이지만, 기법도 뛰어나고, 아름다움도 독특하며, 조화와 균형상으로도 시대를 초월하여 완벽한 아름다운 작품들이다. 당시에는 손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별로 대접도 받지 못하던 시대였지만, 우리 조상들은 아름다운 생활용품들을 이렇게 잘 만들었다. 그들이 잘 만든 만큼 대접을 잘 받았더라면 얼마나 훌륭한 문화예술을 꽃피웠을지 생각하면 찬사에 앞서 시대를 잘못 태어나 고생만 하며 살다 갔음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시대 모든 분야에서 누구나 특별히 잘하는 것이라면 잘 대접받는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인의 문화예술적 성취가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음은 어쩌다 우연이 아니라 조상님 들이 내려준 유전자적 기질에 그 원인이 있다는 생각에 고려청자 주전자들을 올려본다. 

 

지금 생각하면 고려시대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과 같은 나라의 흥망이 긴급했던 전란의 시대가 아니었기에 이렇게 훌륭한 문화유산이 남겨졌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고려시대에도 많은 북방민족의 외침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거란족(요나라) 침략은 물론 13세기에 들어서는 징기크칸 몽골족 침략으로 고려 또한 전국토가 유린되었던 역사가 있었다. 

 

그렇게 큰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이룩한 고려시대 문화유산이기에 더욱 특별해 보이며, 외국의 문화를 접하고서는 이를 한민족만의 독특한 감각과 기술을 더하여 발전시킨 것이 한민족의 문화유산이다.

 

이번 기사를 쓰면서 지금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고려」라는 나라이름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高麗)라는 나라이름을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고려』가 아니라 『고리』 또는 『꼬리』로 불렀었다. 그런 연유로 한국의 옛 나라이름은 외국인들에게는 '고리족이 사는 나라'. 곧 『고리아』 또는 『꼬리아』라 불렸는데, 그 발음이 강해져 『코리아』가 된 것이다.

 

지금도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고려의 려(麗)는 「나라이름 리」라고 풀이하고 있다. 곧 글자는 려(麗)자이지만 나라이름으로 부를 때에는 『리』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나라이름은 고려(高麗)말고는 없다. '옛날 옛적 고리적 이야기'라는 말도 사실은 『고려시대』 또는 『고구려시대』의 이야기라는 말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의 머리속에 『고려』로 깊이 새겨진 우리의 「고려」 「고구려」가 다시 그 당시 조상들이 부르던 본래의 이름인 『고리』로 불리울 날이 다시 올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고려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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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