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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끼다시" 많이 주는 집


<쓰끼다시> 많이 주는 집
  

 

파란하늘...파란바다...그리고 하얀 어선들....예전에 캔버스에 유화를 그리듯..그런 한폭의 그림같았다..그리고 서귀포칠십리 해안도로에서 회맛과 스끼다시가 정말 일품이라는 항구횟집을 찾았다. 음식을 주문하고 있으려니 여우비가 쏟아졌다 사진기를 다시금 들었다...외국처럼 하얀요트가 있는 항은 아니었지만 서귀포항을 왜 우리나라 미항의 대표로 꼽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다림도 잠깐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와~ 라는 감탄사와 함께,,,,꿈틀거리는 소라에 싱싱한 횟감,,,,,예전에 찾았던 일본인들이 극찬했다던 횟집도 좋았지만 여기는 회맛과 쓰끼다시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까지..... -인터넷 파란- 

주로 일식집에서 많이 쓰이던 ‘쓰끼다시’는 요새는 횟집이나 한식집에서도 마구잡이로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무뎁뽀는 일본말이라고 나와 있으면서 ‘쓰끼다시’는 없지만 오늘도 식당에서는 신나게 쓰이고 있을 것이다.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여러 가지 음식을 뜻하는 일본말 쓰끼다시는 정확히 츠끼다시(つきだし,tsukidasi)이다. 츠메끼리(쓰메끼리, 손톱깎기), 츠나미(쓰나미, 지진해일), 츠시마(쓰시마, 대마도)의 ‘츠'를 우리는 ‘쓰’라 발음한다. 어차피 털어내야 할 말인데 정확한 발음까지 해줄 필요는 없다.

한때 한국에서 ‘대장금’이란 드라마가 인기를 누렸고 한류 붐을 타고 일본은 물론 중동지역까지 수출된 적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는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거두절미하고 일본하고만 비교해보자. 우리말에 ‘갖은 양념’이란 말이 있는데 일본어에는 이 말이 없다. 나물무침에 들어가는 조미료만 하더라도 왜간장 양념이 전부인 일본나물과 깨소금, 참기름, 고춧가루, 후춧가루, 파, 마늘, 진간장, 된장, 고추장, 들깨가루 등이 들어가는 한국나물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음식점에서 일본말을 통역하면서 힘들었던 말이 있는데 우리말 ‘푸짐하다’였다. 전주밥상이라는 식당에 가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온 음식을 표현한다는 게 일본말로는 ‘가지 수가 많다.’이다. 그러나 이 말은 ‘푸짐하다’와 격이 다르다. 

찌개종류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라고 일본사람들이 부르는 기무치(김치)만 해도 파김치, 갓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여름철에 시원한 열무김치…. 시쳇말로 게임이 안 될 만큼 다양하고 푸짐하다. 이런 음식문화의 선진국 한국이 일식집에서 반찬 몇 가지 딸려 나오는 말 하나 못 만들고 ‘쓰끼다시’를 얻어다 써서야 하겠는가! 

밑반찬, 딸린 반찬, 공짜반찬, 덤 반찬 같은 말도 괜찮다고 보는데 맛보기요리, 맛배기요리가 좋다는 사람도 있다. 한번 국민적 지혜를 모으면 안 될 것도 없다. ‘푸짐한’이란 말이 있고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이라는 말을 쓰는 우리들이다. 다꾸앙 몇 점 놓고 먹는 일본 밥상과는 비교가 안 되는 뛰어난 음식문화 민족답게 ‘쓰끼다시’를 지우고 그에 딸린 말들도 자꾸 개발해보자.